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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N분의 1’세율로 형평성 초점…부자감세 논란은 여전(종합)

상속세를 ‘유산취득세’로 개편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5-03-12 19:32:5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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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재산 기준 아닌 상속인별 부과
- 과세표준 낮춰 누진세 부담 줄여
- 아내 10억,자녀는 5억까지 공제
- 배우자분 폐지 확정 땐 적용키로

- 가업상속공제는 현행 방식 유지

정부가 현행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바꾼 가장 큰 이유는 ‘과세 형평성 제고’다. 받은만큼만 세금을 내도록 하자는 취지다. 배우자와 자녀공제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려는 정부의 세제 혜택 강화 의지도 엿보인다. 다만 상속세 과세 대상이 여전히 6%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75년 만에 이뤄지는 상속세 개편의 초점이 ‘부자 감세’에 맞춰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설명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완수 상속세개편팀장, 김건영 조세개혁추진단장, 정 실장, 김병철 재산소비세정책관. 연합뉴스
■“‘배우자 상속세 폐지’ 그대로 준용”

기획재정부가 12일 발표한 ‘상속세 과세체계 합리화를 위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은 ▷유산취득세 도입 ▷배우자 공제 합리화 ▷자녀공제 확대 ▷‘가업상속공제’ 현행 방식 유지 ▷조세회피 대응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기재부 정정훈 세제실장은 “물려받은 재산만큼 세금을 내도록 해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납세자별로 공제를 각각 적용해 (공제 방식의) 실효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의 추산(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배우자·자녀의 세 부담이 크게 낮아진다. 예컨대 30억 원의 재산을 배우자와 두 성인 자녀에게 10억 원씩 상속하는 경우 현행 상속세는 총 4억4000만 원으로 계산된다. 전체 상속재산 30억 원을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다. 하지만 유산취득세 방식을 적용하면 배우자(10억 원까지 공제)를 제외한 두 자녀(1인당 5억 원씩 공제)만 각각 9000만 원, 총 1억8000만 원의 세금을 내면 된다.

유산취득세 도입으로 상속세가 약 60%(4억4000만 원→1억8000만 원) 줄어드는 셈인데, 이는 상속 재산이 상속인 수만큼 쪼개지면서 최고 세율이 낮아져 기존의 누진 효과가 대폭 반감됐기 때문이다. 만약 배우자와 자녀 2명이 각각 10억 원, 5억 원, 5억 원을 물려받으면 공제액 20억 원(배우자 10억 원·자녀 1명당 5억 원)이 적용돼 상속세는 0원이 된다. 10억 원 안팎의 아파트 한 채 수준 재산을 물려주더라도 앞으로는 상속세를 내지 않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부의 상속세 개편안 중 배우자 공제 합리화 방안은 최근 여야가 합의한 내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배우자 상속세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정치권에서 배우자 상속세를 없애는 법률 개정이 완료되면 이를 그대로 준용해 상속세 개편안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세회피 대응 방안 마련

정부가 상속세 개편 작업에 나선 것은 3년 전이다. 2022년 전문가 TF 구성을 시작으로 유산취득세 도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부의 대물림을 촉진한다’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던 데다, 손봐야 하는 제도 역시 방대한 측면이 있어 수년간 논의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이날 최종안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가 유산취득세 도입을 확정한 것은 상속세 과세 대상 인원이 지속 증가해 더이상 ‘특정 부자만을 위한 세금’이 아니라는 인식과 맞물려 있다. 이날 기재부에 따르면 국내 상속세 과세 인원은 2000년 1400명에서 2023년 1만9900명으로 14배 급증했다. 우리나라 전체 과세 대상자 중 상속세 과세 대상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0.66%에서 6.82%로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속세를 매기는 24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유산세 방식인 나라는 미국 영국 덴마크 등 4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자 감세 논란도 일부 제기된다. 상속세 과세 대상 인원이 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우리나라 전체 과세 대상자의 6%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을 우려한 듯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보다 근본적인 개편에 해당하는 상속세 세율과 과표 조정은 하지 않았다.

아울러 정부는 ‘가업상속공제’는 현행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상속할 때 가업상속 재산가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하는 방식이다. 앞서 부산지역 기업 등이 지난 10일 가업상속공제 기준 완화를 과세 당국에 건의했으나 당장은 시행되기 어렵게 됐다. 위장 분할과 우회상속 등 조세회피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정부는 우회상속 결과 실제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경우 추가 과세에 나서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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