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고한 ‘자동차 25%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국내 부품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속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한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23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2억22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3년(80억87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7%(1억3500만 달러) 늘었다.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21년 69억1200만 달러, 2022년 80억3000만 달러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25억47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대미 수출 비중은 36.5%로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이 한국의 완성차만큼이나 자동차부품에도 가장 중요한 시장인 셈이다.

이어 ▷유럽연합(17.3%·38억9000만 달러) ▷멕시코(9.5%·21억5300만 달러) ▷중국(6.4%·14억5400만 달러) ▷아세안(5.8%·13억100만 달러) ▷인도(4.1%·9억2100만 달러) 등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완성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를 따로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된다.

실제 트럼프 1기 정부는 2019년 당시 “자동차와 특정 부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관세 부과를 검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보편관세와 상호관세도 한국 부품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달간 유예된 멕시코 25% 관세도 현실화 땐 멕시코 진출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다만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한국 자동차부품이 중국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대선에 따른 한국 자동차산업의 영향’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가 늘겠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관세 폭탄이 부과될 것”이라며 “자동차부품의 경우 중국 수입품에 60% 균일관세 부과 시 (미국의 수입선이) 우리 부품으로 대체되면서 일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