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악화로 법인세 등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국세 수입이 336조 원대에 머물렀다.

애초 정부 전망치보다 30조8000억 원 부족한 액수다. 해당 금액만큼 ‘세수 펑크’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정부가 지난해 다 집행하지 못한 예산은 9조 원을 넘어섰다.

기획재정부가 입주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전경. 연합뉴스

●2년 연속 수십조원대 세수 결손

기획재정부는 10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4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와 ‘2024년 연간 국세수입 현황’ 자료를 각각 발표했다.

세입·세출 마감은 정부가 직전 연도에 거둔 수입이나 지출한 예산을 확정하는 절차다. 정부는 이 실적을 토대로 ‘국가결산 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원 결산 검사를 거친 뒤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지난해 연간 국세 수입은 336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애초 예상했던 본예산 기준 국세 수입(367조3000억 원)보다 30조8000억 원 부족한 액수다. 한 해 걷을 것으로 예상한 세수보다 실제 걷은 세금이 30조8000억 원 적었다(세수 펑크)는 의미다. 오차율은 -8.4%다.

아울러 2023년(56조4000억 원 부족)에 이어 2년 연속 수십조원대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지난해 연간 국세 수입은 같은 해 9월 발표한 재추계치(337조7000억 원)보다도 1조2000억 원 줄었다. 세수 결손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다.

세목별로 보면 지난해 법인세는 62조5000억 원 걷혔다. 전년보다 17조9000억 원(22.3%) 줄었다. 기재부는 “2023년 기업실적 악화에 따라 지난해 기업들이 납부한 법인세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도 부동산 거래 부진 등 영향으로 전년보다 9000억 원 줄었다.

반면 소득세는 지난해 117조4000억 원 걷혀 전년보다 1조6000억 원 늘었다. 취업자 수와 임금 증가 등 영향으로 근로소득세가 1조9000억 원 늘었고 금리 인상으로 이자소득세도 2조 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는 8조5000억 원 늘어난 82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민간소비가 1.1% 증가하고 소비자물가가 2.3% 상승한 영향이다.

●다 집행하지 못한 예산 9조3000억원

지난해 총세입은 535조9000억 원으로 본예산 대비 14조1000억 원 감소했다. 총세출은 529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6조5000억 원이었고, 여기에서 이월액 4조5000억 원을 뺀 세계잉여금은 2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1조6000억 원이 특별회계 세계잉여금, 나머지 4000억 원은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이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지방교부세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세입이입·추경 재원 등 순으로 사용된다.

예산에 전년도 이월액을 더한 예산현액(554조 원)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제외한 결산상 불용액은 20조1000억 원이었다.

국세 감소로 지방교부세가 6조5000억 원 감액되는 등 작년 대규모 세수 펑크로 그만큼 예산을 집행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결산상 불용액에서 지방교부세 감액, 정부 회계·기금 간 전출금 등 내부거래(4조3000억 원)를 제외한 사실상 불용은 9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기재부는 “예년보다 집중호우·태풍 등 재난·재해 소요가 적어 예비비가 적게 집행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