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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방향 발표 미지수…내년 준예산 편성 가능성도

반도체 지원·전력망 확충법 등 정부 추진정책 동력 상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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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 수반인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한 가운데 야권의 ‘탄핵안 재발의’까지 예고되면서 정부가 추진하려던 각종 경제 정책이 동력을 잃고 표류하거나 아예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우리 경제가 미국 신정부 출범 등 ‘퍼펙트 스톰’(다발적 악재)에 직면한 상황이어서 이제까지 겪지 못한 복합 리스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까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자 의원들이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경제 당국이 발표하는 정책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은 정상적으로 수립될지, 제때 발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제정책방향은 통상 12월 중순을 전후해 발표된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된데다 경제팀마저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어서 정부가 경제정책방향 수립 동력을 얻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던 반도체 산업지원 정책 및 관련법 처리도 탄핵 정국과 맞물려 위기에 놓였다. 반도체 기업에 한해 주 52시간 근무를 예외하고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과 관련, 여야 간 합의처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기업의 통합 투자세액 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 상향하고,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연구·개발(R&D) 시설 투자를 포함하는 정부 지원책도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법)도 현재로서는 논의 재개 시점을 예상하기 힘들다. 대규모 전력을 쓰는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전력망 확충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인데, 탄핵 논의가 모든 의제를 집어삼키면서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

원전 수출과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을 비롯해 ▷자산시장 ‘밸류업’을 위한 정책 ▷최고세율 인하 등 내용을 담은 상속세제 개편안 ▷정산 주기 단축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 한도 상향 등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법 개정안 등 법안들도 표류하게 됐다.

내년도 예산안도 막판까지 험로를 걷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당은 지난달 29일 정부안에서 4조1000억 원을 삭감한 ‘단독 감액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0일까지 예산안 관련 합의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관련 논의는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준예산 편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준예산은 직전 회계연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최소한의 정부 기능 유지를 위해 전년도에 준해 편성하는 예산이다.

준예산이 편성되면 공무원 인건비, 국고채 이자, 국민연금, 아동수당, 생계급여 등 기본적인 예산 집행만 가능하다. 상당수 복지 재원 지출이나 재량 지출 등은 집행 제한이 불가피해진다.

여야 모두 준예산 시나리오에는 선을 긋는 기류이지만, 탄핵정국이 장기화한다면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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