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 논문에 그치지 않고 사업화
- 교원창업 기술력 성공사례 많아
- 학생창업은 아이디어·열정 갖춰
- 생태계 위해 분절적 지원을 넘어
- 전 주기적인 지원 시스템 필요성
대학은 ‘창업’의 싹이 움트기 가장 좋은 공간이다. 안정적인 인적 자원과 시설에 기반한 연구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나온다면 수백 배의 부가가치는 물론 지역 산업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학(원)생 및 교원의 창업을 독려하고, 대학에서 창업 생태계가 활발히 운영되는 장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대학의 연구와 창업기업이 만나 협업할 수도 있다. 대학의 기술력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시너지를 내고, 시장의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과 자본 투자가 고도화를 끌어내는 것이다. 어떤 곳보다 혁신과 성장의 잠재력을 갖춘 대학 창업 육성 사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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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어앤서비스 최희은(왼쪽) 대표와 뉴라이즌 이승욱 대표가 각각 2022, 2023년 열린 ‘FLY’ 행사에서 기업 소개를 하고 있다. 양 사 모두 대학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각사 제공 |
■교원창업 기술 경쟁력 강점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최희은(쉐어앤서비스 대표) 교수는 만성 폐질환자 대상 폐질환 재활치료 디지털 치료기기 ‘이지브리드’를 개발해 국내에서 4번째로 호흡 재활 디지털 치료기기 식약처 임상승인을 획득했다.
이지브리드는 국내 최초 호흡 재활분야 식약처 혁신의료기기로 선정돼 의료보험이 적용됐다. 식약처 디지털 치료기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아 병원에서도 처방할 수 있다. 이 외에 심장재활 디지털 치료기기 ‘하트 헬스케어’ 역시 식약처 확증 임상시험 승인을 마친 상태다.
최 교수는 2020년 스타트업 ‘쉐어앤서비스’를 창업했다. 환자가 대학병원에 내원해야만 전문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해 보고자 의료기기 개발을 결심했다. 의료기기 전문가, 규제과학 전문가, 개발자, 연구원 등 10명 이내의 핵심인력으로 회사를 꾸렸다. 2021년 대학창업펀드에서 2억 원을,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프로그램 ‘TIPS’의 사업화 자금 5억 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5년도 되지 않았지만 기업 가치는 투자액 대비 껑충 뛰었다. 지역 교원창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최 대표는 “창업을 하는 교수들이 생각보다 많지만, 지역 내 한계로 여러 단계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확고한 기술 여부에 대한 판단이 끝나면 비즈니스 모델 측면을 검토한 후 창업하기를 권한다. 특히 단독보다 사업화를 함께 이뤄낼 수 있는 팀 창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쉐어앤서비스에 투자한 부산연합기술지주 관계자는 “대학의 기술이 캠퍼스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장에서 꽃을 피우면 국가경쟁력이 된다. 막연하게 창업을 생각하던 교수들이 투자처를 만나면서 사업화에 속도가 붙고, 성공 사례가 나오면 주변에도 전파돼 창업 붐이 일어나는 것이다”며 “교원 창업은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창출한다. 부산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고 움직인다면 분명히 많은 성공을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부산시와 지역 16개 대학이 공동 출자로 설립한 기술지주회사다. 현재까지 108곳에 약 184억 원의 투자를 완료했다. 부울경 공공액셀러레이터(AC)로 창업 기업의 시작부터 기업 성장 단계 중 가장 넘기 어려운 초기 단계 투자에 집중한다. 신생아로 비유하면 혼자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성장을 돕는 셈이다. 부산대 양승윤 바이오소재과학과 교수가 참여한 에스엔비아는 상장을 앞뒀고, 부경대 강현욱 의공학과 교수가 설립한 티큐어는 최근 10대 초격차 분야 스타트업에 지원하는 ‘딥테크 TIPS’에 선정됐다.
■학생창업, 아이디어·열정으로 무장애플리케이션 ‘베럽’을 통해 육아용품을 추천하고 안전한 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 ‘마유비’는 부모들에게 유해 성분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며 안전한 소비를 돕는다. AI 기술과 전문가 피드백을 결합해 아이 특성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기 때문에 부모의 주요 ‘육아 어플’로 자리 잡았다.
마유비 허윤길 대표는 “조카를 보면서 아이에게 생기는 피부질환이 부모에게 큰 걱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과정을 줄일 수 있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 생각해 창업했다”며 “아기에게 임상 실험을 할 수 없어 특정 성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는 기관이 없다. 아이 기준에서 여러 성분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AI 기술, 피부과 전문의, 성분 전문가, 교수 등 피드백을 수집해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유비는 2019년 부경대 창업동아리로 출발해 부산대 기술지주회사 창업보육 지원 등을 받으며 업계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학생이라 어쩔 수 없이 부족한 경험과 회사 운영에 대한 이해도는 펀드와 기관의 도움을 받아 풀어나갔다. 허 대표는 “대학생 때 창업하니 서툰 점이 많았지만, 대학창업펀드 투자로 극복했다. 특히 운용사와 함께 사업 방향성을 고민하고 자문했다. 넓게는 선배 기업 및 산업계 금융계 선배들과 만나면서 다양한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창업 동아리와 지원 제도가 없었다면 창업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창업 환경과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친환경적 필터링 설루션을 제공하는 클린테크 기업 ‘뉴라이즌’ 역시 대학원생 창업 기업이다. 학부부터 박사까지 환경과 공학을 전공한 이승욱 대표가 창업했다. 이 대표는 “과거 기업소개(IR) 행사를 가면 창업 초기에는 바이오와 플랫폼 영역에 치이고, 최근에는 인공지능 반도체 이차전지에 밀렸다. 투자나 융자 최우선 순위가 아닌 것이다. 힘들기도 했지만 독자적 기술력이 있어 극복할 수 있었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비약적인 매출과 수주 증가가 이어졌고,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라고 하는 변곡점을 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시는 대학 창업팀이 참여하는 ‘부산유(U)창업패키지 IR 피칭 경진대회’를 열고 대학 창업팀의 사업화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대학 창업인재 양성을 위해 추진 중인 ‘부산유창업패키지’는 지난 5월 실전투자교육을 시작해 단계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창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대학 기업 지원기관 등과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