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폐지 등 투자피해 예방 강화
2차 전지나 인공지능(AI), 로봇 등 인기 테마 사업에 신규 진출한다고 했던 기업 10곳 중 3곳은 사업 추진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사업을 ‘주가 띄우기’에 활용하고, 사실상 ‘먹튀’를 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신사업 진행 상황 공시 점검 및 사업 진행 실태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사업 목적에 유망 테마사업 등을 추가해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시도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신사업 진행 경과를 정기보고서에 기재하도록 공시 서식을 개정했다. 금감원은 최근 1년(지난해 7월 1일~지난 6월 30일)간 정관에 사업 목적을 추가 삭제 수정한 178곳, 지난해 점검 때 기재 부실이 심각했던 146곳 등 총 324개사 반기보고서를 점검·분석했다.
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업 목적 현황과 변경 내용, 추진 현황 등 공시 작성 기준을 모두 충족한 회사는 145개사(44.8%)이며, 179개사(55.2%)는 최소 1개 이상 세부 점검항목에서 기재가 미흡했다. 회사의 사업 목적을 단순 기재하는 ‘사업목적 현황’은 대체로 적절하게 작성했으나 ‘사업 추진현황 및 미추진 사유’ 나 ‘사업목적 변경 내용 및 사유’ 부분 작성 미흡률은 각각 46.6%, 30.9%를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중 주요 7개 테마 업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회사는 총 131개 사로, ‘2차 전지’를 추가한 회사가 56개 사로 가장 많았다. 신재생에너지 41개, 인공지능 28개, 로봇 21개, 가상화폐·대체불가토큰(NFT) 19개, 메타버스 9개, 코로나 2개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주요 7개 테마업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 86개사 중 사업 추진 내역이 전혀 없는 곳이 27개(31.4%)에 달했다. 코스피 상장사가 3개, 코스닥 상장사가 24개였다. 조직·인력 구성, 연구개발 활동 내역, 제품·서비스 개발 진행, 실제 매출 발생 중 어떠한 추진 실적도 발견할 수 없는 곳들이다. 이들 기업 중 11개 사는 미추진 사유 기재도 누락했다. 나머지는 ‘검토 중’(5개), ‘경영환경 변화’(4개) 등을 사유로 기재했다. 또 이들 기업은 최근 3년 연속 영업 손실(13개, 48.1%), 자본 잠식(7개, 25.9%) 등 열악한 재무 상황을 드러냈으며,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례(13개, 48.1%)도 잦았다. 횡령·배임,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회사들(9개, 33.3%)도 있었다.
금감원은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 급등 때 최대주주 관련자 등이 주식을 매도하고, 사업 추진은 사실상 철회하는 등 부정거래 혐의가 발견된 기업에는 엄중히 대처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에게도 “신사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추진하는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정기보고서를 통해 실제 사업 추진 여부 및 경과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