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에서 가장 이슈는 물가다. 미국도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기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줄어든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국내 물가를 올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국제 유가도 중동지역의 전쟁 확산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쉽게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내시장에서 외국인의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원화 약세인 고환율 상황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환율의 상방이 열려있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차손(Exchange Loss)이 발생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산물 가격의 이상급등 현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물가가 재차 올라가는 모습이다.
미국은 예상외의 견실한 경제지표로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뒤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현재의 고물가와 고금리라는 경제적 불안상황의 고착화가 당분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 가능성까지 열어둔 시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내 경기에 타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 중동지역의 확전은 국내 수출기업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류차원의 공급 망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대 원유 중 하나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인 WTI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의 움직임(그래픽)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배럴당 95달러까지 올랐다가 연말에는 70달러까지 하락 조정을 보인 이후 현재는 재차 상승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세와 중동지역의 일촉즉발 전쟁위기 상황, 그리고 투기수요까지 시장에 가세한 느낌이다. 국제유가 상승세 역시 국내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을 자극해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올해 달러당 1300원대에서 시작한 환율도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달 들어 장중 한 때 1400원을 넘어서며 올해만 7.3% 급등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가파른 상승세다. 고환율은 모두 제품의 생산원가와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 물가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고물가는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시키고 고용과 임금시장에서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高)’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수시장의 회복가능성이 점점 더 멀어진다. 반도체 등 특정품목을 중심으로 예상 밖의 빠른 수출호조를 보였지만, 산업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글로벌 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던 미국시장에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장비제조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는 대만 TSMC·네덜란드 ASML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큰 폭의 하락 움직임이 부담스럽다. 반도체업계의 투자심리 위축이 국내시장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실적발표 시즌에 미국의 AI(인공지능)칩 분야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급락과 올해 들어 주가가 41% 하락한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불안한 주가 움직임은 분명 국내시장까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관련 국내 기업에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주가 움직임은 앞서 언급한 미국의 견조한 성장세와 연관된 고물가로 금리인하 시기가 미뤄지고 있고, 원·달러 환율조차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를 유발하기에는 비우호적이라 약간은 조심스러운 투자가 바람직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