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전입이나 당첨자 명단 조작 등 주택 공급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토교통부는 ‘2023년 하반기 주택 청약 및 공급 실태 점검’ 결과, 위법 의심 사례 154건을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유형은 위장 전입 142건, 위장 이혼 7건, 불법 공급 5건 등이었다. 이번 점검은 지난해 상반기에 분양된 단지 가운데 부정 청약을 했다는 의심이 드는 40곳(2만7068세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위법 사례는 다양했다. 배우자 및 어린 자녀와 함께 울산에 살고 있는 한 남성은 본인만 서울 소재 오피스텔로 전입 신고를 한 뒤 수도권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기도 화성(동탄신도시)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가 위장 전입 의심 행위로 적발됐다. 또 다른 남성은 이혼 후에도 부인 및 두 자녀와 같은 주택에서 사는 등 실질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부산의 일반 공급 주택에 당첨됐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청약을 위한 위장 이혼이라고 결론 내렸다.

아파트 건설 현장.

불법 공급 유형에는 ▷시행사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부적격 당첨 사실을 통보받고도 계약 체결(3건) ▷부적격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한 주택을 미분양 주택으로 가장해 다른 사람과 계약(1건) ▷추가 당첨자 명단을 조작한 뒤 한국부동산원에 통보(1건) 등이 포함됐다.

이번에 부정 청약 등으로 수사 의뢰된 이들은 주택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또 당첨된 주택은 환수되며 향후 10년간 청약이 제한된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청약시장 조성을 위해 상시 점검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신생아 특별·우선 공급 등 새로 도입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게 점검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3년간 주택 공급 질서 교란 행위로 형사 처벌을 받은 사례는 99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558건, 2022년 251건, 2023년 184건 등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