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자몽·키위 등도 도입 계획

정부가 최근 가격이 불안정한 사과·배 등의 대한 소비자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바나나와 오렌지를 외국에서 들여와 국내 시장에 풀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사과·배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수입한 바나나·오렌지를 이날부터 대형 매장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3월에 방출되는 물량은 바나나 1400여 ｔ, 오렌지 600여 ｔ 등 2000여 ｔ이다. 농식품부는 두 과일을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에 최대 20%까지 할인해 공급한다. 업체의 자체 할인까지 더해지면 소비자는 더 싸게 과일을 살 수 있게 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조사에서는 3월 중순을 기준으로 할 때 바나나 100g 가격은 327원, 오렌지 10개 가격은 1만6755원으로 파악됐다.

대형 매장에 진열된 바나나.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지난 18일 직수입 품목을 바나나·오렌지·파인애플·망고·체리 등 5종에서 자몽, 아보카도, 만다린, 두리안, 키위, 망고스틴을 포함해 11개까지 대폭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이들 과일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과와 배에 집중된 소비자 수요를 누그러뜨리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농식품부의 이런 시도가 일정 부분 효력을 발휘할 수는 있으나 장기 대책은 되지 못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아 사과와 배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최근 정부 비축 물량 방출 증가로 재고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햇과일이 출시되는 여름까지는 주요 과일의 소매 가격이 정부의 기대만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정부는 국민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난해와 같은 작황 부진이 반복되지 않도록 올해에는 사과·배 등의 생육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다음 달까지 ‘제로페이 농축산물 할인 상품권’을 600억 원 규모로 발행하는 등 다른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서도 할인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 또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품목을 기존 13개에서 21개로 늘리는 한편 지원 단가도 품목별로 최대 배가량 확대했다. 사과의 경우 단가 지원액은 ㎏당 2000원에서 4000원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한우·한돈·닭고기 할인 행사 횟수를 늘리고 계란 납품단가 지원 규모를 30구 한 판당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이는 등 축산물 할인에도 예산을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