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분양전망지수 70.8로 급락
- 거래부진 속 매매가 지속 하락

고금리 여파로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미분양 등 객관적 지표가 모두 좋지 않은 만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10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분양한 부산 A 아파트는 청약 뒤 정당계약률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준공 후 분양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 아파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고려해 청약 뒤 홍보를 통한 장기분양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애초 생각보다 계약률이 낮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둔 B 아파트는 청약경쟁률이 평균 3.8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일부 세대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부산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금리인하가 지연되면서 예상보다 시장 상황이 더 좋지 않아 애초 예정했던 사업도 뒤로 미루면서 분위기를 보고 있다”며 “분양시장은 얼어붙고 공사비 상승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사업을 미룰 수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통계누리를 보면 부산의 지난 1월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주택은 1174채로 전달 대비 33.1% 증가해 전국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악성 미분양은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 중 하나다. 분양 전망도 우울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부산지역 3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93.3에서 22.5포인트 하락한 70.8로 나타났다. 지수는 100을 기준선으로 이보다 낮으면 분양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많다는 의미다. 이는 악성 미분양 주택 증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 가격도 올해 들어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첫 주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하락했다. 부산의 올해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 누계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부산은 올해 아파트 매매 가격이 0.81% 하락해 전국 16개 시·도 중 대구(-1.11%) 다음으로 하락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은 -0.49%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지역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증개플랫폼인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거래가 부진한 상황에서 물건은 쌓여 가고, 가격은 떨어지는 부동산 시장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고 거래가 활발해지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