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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만 키운 금융기관 집적화…해외 메이저社 유치 등 숙제

금융도시 부산…변방에서 중심으로 <1> 금융중심지 지정 15년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4-02-25 19:17:0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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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比 인프라·인력 적지만
- BIFC 관련 공기업 입주 성과
- 외견상 금융도시 성장틀 마련

- 국제금융센터지수 부산 33위
- 2015년 24위서 점점 추락세
- 지역 산업 연계 못하고 ‘고립’
- 국내 조세정책도 허들로 작용
- 정부 세제혜택·국비지원 절실

‘부산 금융중심지는 금융산업의 중심, 금융시장의 중심지로 도약하기보다는 ‘금융 관련 공공기관 단지’에 그치고 있다’. 2019년 본지에서 금융중심지 부산을 평가한 이 말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되고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금융공기업이 이전하면서 부산은 외견상 금융중심지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금융 연관 산업과의 시너지 등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지 못하고 외국 금융기관 유치 실적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도시 순위 ‘들쑥날쑥’

금융도시로서 부산의 현주소를 가늠할 객관적 지표로는 영국의 금융 컨설팅 회사 지옌(Z/Yen)이 발표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를 들 수 있다. GFCI는 기업환경, 금융부문 발전, 인프라, 인적자본, 평판 및 일반 요소 등 총 5개 영역을 평가해 매년 3월과 9월, 두 번씩 발표한다. 지난해 9월 부산은 33위, 서울은 11위에 올랐다. 역대 부산의 GFCI를 보면 2015년 24위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2017년엔 외려 70위로 곤두박질쳤다. 다시 순위를 끌어올려 2022년 29위를 찍었지만, 이를 정점으로 해마다 추락하는 모양새다.

국내 금융보험업에서 부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뒷걸음질 친다. 지난 15년간의 통계를 펼쳐보면 국내 금융보험업에서 부산의 비중은 2009년부터 6.0% 안팎으로 오르내리다 2014년(6.10%) 정점을 찍고 꾸준히 하향했다. 반면 서울은 전국 대비 45% 안팎을 유지하다가 2018년부터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두 도시의 비중은 부산 5.24%, 서울 50.48%이다.

부산은 서울 여의도와 비교해 좁은 입지와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결실로 국제금융도시에 다가가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문현금융단지 조성이다. 허허벌판이던 10여 년 전과 비교해 지금은 높고 근사한 건물들이 들어서 ‘상전벽해’ 수준으로 변모했다. 먼저 금융중심지 지정 이후 기술보증기금 한국은행 부산본부 BNK가 차례로 입주했고, 2014년엔 63층 높이 BIFC 1단계가, 2018년엔 업무·숙박시설 등을 품은 BIFC 2단계가 완공됐다. BIFC에는 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등 이전 공기업들이 입주했다. 이들이 부산에 둥지를 틀면서 지역 인재의 취업 기회가 늘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BIFC 글로벌 금융클러스터인 D-SPACE에는 한국시티은행, BMI그룹, 요즈마그룹코리아, 영국 유아이비그룹의 유아이비손해보험중개, 미국 처브그룹의 라이나원 등 글로벌 금융기관 5곳을 유치했다.
■지역 산업과 동떨어진 ‘섬’

이전공공기관과 민간금융기관의 집적화는 부산 금융중심지의 성과이자 한계다. 금융중심지 정책이 공기업 이전에만 집중되면서 지역의 금융 관련 산업과 연계되지 못하고 문현금융단지를 고립된 섬으로 만들고 있다. 부산시는 “금융기관 집적화라는 성과에도 금융중심지 생태계를 조성하고 신산업 육성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기관 유치 성적도 저조하다. 여전히 서울에 비해 금융 인프라와 인력, 기업 등이 부족하고, 각종 인프라가 서울에 모여있어 부산이 금융기관을 유치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정작 부산이 추진하는 파생·해양 특화금융마저도 서울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외국 금융기관도 마찬가지. 부산에 유입되는 외국금융사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특히 자산운용사 등 메이저급 글로벌금융사 유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소극적이라고 꼬집는다.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이후 육성사업은 부산시에 미루고, 제도적 근거 마련이나 국비지원, 세제혜택 등 정책적 지원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국제금융도시를 보면, 홍콩 싱가포르는 중앙정부 주도의 행정절차 간소화와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최소화로 시장의 자율성을 높였다. 두바이는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를 설치해 센터 내 입주 외국 금융기관에 대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법인세 면제 및 금융소득 비과세와 같은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제금융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도 금융중심지 성장에 발목을 잡는다. 부산은 세계적인 항만이 있고 파생상품거래소(KRX)가 소재하는 등 국제금융중심지 조성에 유리한 여건을 갖췄으나, 글로벌 금융기관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영미법 계통의 사법체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국제금융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안순구 박사는 “금융거래에 수반되는 국내의 조세정책은 해외금융기관들의 국내진입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이기 때문에 싱가포르 두바이와 같이 양도소득세 폐지 등 세제개선 필요하다”며 “CEO에 대한 제재가 금전 제재보다는 신분 제재, 형사처벌인 경우가 많아서 CEO 리스크가 투자 유인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제화된 금융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금융전문인력 양성기관 확대, 외국인 주거·법률·의료 서비스 등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생활여건 지원 개선 등도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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