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업 아시아나 합병 이슈 불안
- 임금 동결·신규채용 지연 이중고
- 2019년 이후 300여명 잇단 퇴사
- 재도약 위한 빠른 분리매각 여론
에어부산이 엔데믹 이후 ‘펜트업’(억눌렸던 수요가 급속히 살아나는 현상) 효과와 일본 노선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슈에 손발이 묶여 수년째 지속된 임금 동결은 물론 인력 이탈에도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어부산 모기업)의 통합 절차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마지막 미국 경쟁당국 승인이 남은 데다 통합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에어부산을 둘러싼 불확실성 이슈는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에어부산은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8904억 원 ▷영업이익 1598억 원 ▷당기순이익 85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해(4050억 원) 대비 무려 119.9% 증가한 수치로 역대 연도별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17.9%,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모두 흑자 전환했다.
에어부산은 “주력 노선인 일본 노선이 엔저 현상과 펜트업 효과로 폭발적 증가를 보였다”며 “국제선 탑승객 중 일본 노선 비중이 50%인 에어부산은 일본 노선 수요가 실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요가 부진했던 노선을 다양한 신규 노선으로 대체해 노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전략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표정은 복잡하다. 아시아나 합병 이슈로 퇴사가 줄을 잇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업계와 시민사회 등에 따르면 에어부산 임금이 5년 넘게 동결되면서 이탈한 인력은 2019년 이후 운항 객실 행정직을 가리지 않고 약 300여 명으로 파악된다. 코로나 유행이 끝난 후 그간 부족해진 인력을 메우려는 항공사들의 채용이 활발해지면서 에어부산 인력 이탈이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신규 채용도 가로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변동이 합병 절차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시 채용이 있긴 했지만 원활한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임금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같은 문제는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에어부산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야 부산 청년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며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가 노선 개발과 신형 항공기 구매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동안 에어부산의 보유 항공기는 2019년 26대에서 21대로 5대가 줄었고, 신규 운수권 배분 또한 좌절됐다. 이번 EU 기업결합 심사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유럽 여객 4개 노선(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이 모두 티웨이항공으로 이관되는 등 다른 LCC가 비약적 성장의 기회를 잡는 것을 에어부산은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합병을 위해 남은 절차인 미국 경쟁당국 승인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6월 말쯤 심사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통합이 결정되면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에어부산 분리매각’이라는 지역사회 요구가 있는 만큼 새로운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타 LCC는 공격적으로 경영을 확대하는데 에어부산의 경쟁력 약화가 너무도 안타깝다”며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와 에어부산의 신속한 정상화를 위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