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차등 지급
- 코나만 받아…니로 포함에 총력
- 美대선 트럼프 당선 여부도 촉각

올해 한국 자동차 업계의 성패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 지형과 규제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보다는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프랑스가 환경 점수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차등지급하는 새 제도를 도입하는 가운데, 한국차 중에서는 체코에서 생산된 현대차 코나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사진은 현대차 2024년형 코나 내외부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자동차 업계 및 유관 기관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대응 민관합동 간담회’를 열어 프랑스의 보조금 제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프랑스의 새 보조금 제도는 전기차 생산부터 운송까지 전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환경점수를 매기고 이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한국차 가운데에서는 체코에서 생산된 현대차 코나가 유일하게 포함됐고 기아 니로 등은 제외됐다.

자동차 업계는 보조금 대상 차종에서 제외된 ‘니로’가 탄소배출량을 재산정받아 보조금 대상 차종에 포함될 수 있도록 프랑스 정부에 대한 이의제기를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업계의 이의제기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난달 16일 한·프랑스 양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술협의를 파리에서 개최한 바 있다. 이의제기 절차는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ADEME)에 서류를 접수한 뒤 최대 7개월이 소요된다. 하지만 제출 자료의 완결성에 따라 처리 기간 단축이 가능한 것으로 산업부는 판단한다.

한국 완성차 업계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는 밀월 관계를 맺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맞춰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다. 하지만 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업계는 긴장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공화당과 트럼프의 통상 분야 공약 주요 내용과 시사점’ 리포트에서 트럼프 재집권 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한 IRA 등의 철회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업체들이 대미 투자를 줄이거나 미국 대선 이후에 주요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사가 최근 방한해 주요 대기업 경영진과 만나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최근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만났다.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간 경제 파트너십 논의 정례 채널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참석 등을 위해 방한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지난 1일 SNS에 글과 사진을 올려 “현대자동차 삼성 한화큐셀 SK 포스코퓨처엠의 경영진과 만나 한미 양국에 실질적 이익을 창출하고 강력한 투자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며 “1일 서울에서 김준형 사장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및 주요 광물 공급망에서 협력하고 깨끗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판매량이 63만 대를 넘겼다. 현대차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KGM 등 5개 사가 발표한 올해 1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반조립제품(CKD)을 포함한 국내외 판매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4.3% 증가한 63만3236대로 집계됐다. 이들 5개사의 내수 판매는 2.3% 늘어난 10만2794대, 해외 판매는 4.8% 증가한 53만442대였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3.3% 감소한 4만981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해외에서 2.8% 증가한 26만5745대를 팔아 선방했다. 국내외를 합산하면 1.8% 증가한 31만5555대의 판매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