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이 임박하면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수주전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 삼성물산이 공기 단축 등을 통해 조합원에게 세대당 1억 원 상당의 이익이 돌아가게 하겠다고 제안하자, 포스코이앤씨는 사업비 전액 무이자에 1240억 원 규모의 사업촉진비 지원이라는 카드까지 꺼냈다. 이 과정에서 돈봉투와 조합 사칭까지 등장하는 등 잡음도 나온다.

부산시민공원 주변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임박하면서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보인다. 오른쪽 점선 안이 촉진2-1구역 사업지 일부. 전민철 기자

24일 오후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홍보관이 차려진 부산진구의 아파트 상가 지하 1층에는 정장을 입고 어깨띠를 두른 남녀가 줄지어 걸어 다녔다. 이들은 양사의 홍보직원들로 홍보관이 문을 연 지난 14일부터 조합원 마음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양사 홍보직원들은 홍보관을 찾은 조합원들에게는 웃음으로 인사하다가도 상대 회사 직원과 마주칠 땐 다소 살벌한 분위기까지 연출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사흘 앞두고 포스코이앤씨는 조합 필수사업비에 대해 ‘전액 무이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해당 구역 예상 공사기간은 5, 6년으로 사업비 금융비용이 중요하다. 또 사업촉진비 1240억 원을 제안해 조합원 세대당 4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약속했다. 삼성물산은 앞서 공사기간을 2개월 단축해 조합원 세대당 비용을 1억 원 이상 절감하는 방안을 내놨다. 삼성물산은 또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 자금 조달로 조합원 혜택 극대화, 추후 일반분양 시 발코니 확장·시스템 에어컨 등에 발생하는 옵션 판매 수익 또한 조합원에게 돌아가게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최근 이 중 한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돈봉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조합원은 부산진경찰서에 신고해 경찰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해당 건설사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시공사 선정 절차가 끝나더라도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건설사는 전직 홍보요원이 조합을 사칭해 조합원에게 지지를 호소했다며 조합 측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양측의 수주전이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정상성 조합장은 “양사 모두 장·단점이 커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하는 조합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만큼 조합원에게 돌아갈 이익이 크다는 것이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경쟁은 자칫 재개발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시공사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촉진2-1구역 재개발은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만6727㎡ 규모의 구역에 지하 5층~지상 69층 규모의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