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말연초 각종 증시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들해지고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등 국내외 악재 앞에서 좀처럼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과도한 세제 개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 지난 17일, 코스피는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2.47% 급락하면서 2435.90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주식 공매도 한시 금지에 이어 이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상향을 약속하는 등 정부의 증시 띄우기 안간힘에도 시장엔 삭풍만 몰아치고 있다.
새해 들어 국내 증시는 내리 하향곡선을 그린다. 18일에도 코스피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0.17% 소폭 오른 2440.04에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연초 이후 약 8% 폭락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주식을 팔아 달러로 환전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1340원 정도로 치솟은 상태다.
정부가 내놓은 각종 호재에도 증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건 국내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 약화, 국내 시가총액 상위주의 실적 부진, 북한 도발과 중동 확전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외국인 투자가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 이석호 과장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국내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 조성이 우선이다”며 “무분별한 계열사 상장 제한, 주주가치 제고, 지배구조 취약성 개선 등이 이루어져야 리스크가 정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 선진화 방안보다 반짝 눈길을 끄는 설익은 대책이 투자자 혼란만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금투세 폐지에 이어 상속세 완화까지 시사했다. 재원 대책 없는 감세정책은 정부 재정수지 적자폭을 키울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