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부산지역의 전세사기 피해 건수가 한 달여 만에 132건이 또 늘었다. 현재 시행 중인 전세사기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열린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제18회 전체회의에서 847건을 심의한 뒤 이 가운데 688건에 대하여 전세사기피해자 등으로 최종 가결했다고 밝혔다. 보증보험 및 최우선변제금 등으로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한 61건은 요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74건은 요건 미충족으로 부결됐다. 이전에 열렸던 심의에서 부결됐다가 이의신청을 낸 55명 가운데 31명은 피해자 요건을 충족한다는 사실이 확인돼 이번에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1일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 이후 위원회가 인정한 피해 건수는 1만944건으로 늘었다. 전체 처리 건수 1만3384건 대비 가결률은 81.8%다. 1만944건 중 내국인은 1만764건, 외국인은 180건으로 집계됐다. 긴급한 경매·공매 유예 결정은 785건 가운데 757건이 가결됐다.

부산시청에 마련된 전세사기 피해 상담소. 국제신문DB

전세사기 피해 유형은 다세대주택이 3792건(34.7%)으로 가장 많았다. 오피스텔은 2579건(23.6%), 아파트·연립은1925건(17.6%), 다가구는 1587건(14.5%) 등이었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의 73%는 20~30대(7984건)였다. 연령대별 비중은 30세 이상~40세 미만 5271건(48.2%), 20세 이상~30세 미만 2713건(24.8%), 40세 이상~50세 미만 1717건(15.7%), 50세 이상~60세 미만 770건(7.0%), 60세 이상~70세 미만 343건(3.1%), 70세 이상 129건(1.2%)이었다. 임차보증금 1억 원 이하는 44.3%였다. 1억 원 초과~2억 원 이하는 36.14%, 2억 원 초과~3억 원 이하는 16.37%였다. 2건은 보증금이 5억 원 을 넘었다.

부산지역의 누적 피해 건수는 1281건으로 전체의 11.7%를 차지했다. 지역별 통계가 나왔던 지난해 11월 29일 제14차 회의 때의 1149건보다 132건이 증가했다. 서울(2755건), 경기(2338건), 인천(2014건)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최다 수치다. 다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월 29일의 12.6%에 비해 다소 줄었다. 경남과 울산의 누적 전세사기 피해 건수는 160건, 101건이었다.

위원회가 인정한 피해자는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의 지원 대상이 된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부산의 전세피해지원센터(051-888-5101~2)는 시청 1층 대강당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