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OST 원장 재임 때 깜짝 발탁
- 국민 눈높이 정책·‘원팀’ 강조
- 해수부 혁신·규제 혁파 등 기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 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 장관 중 가장 젊으면서 해양과학자 출신으로 해수부에 새로운 시각과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24년 해양수산가족 신년인사회’가 열려 강도형(가운데)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최윤희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 등이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해수부 제공

4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강 장관은 지난 2일 취임식을 가졌다. 앞서 서울 강서구 대형마트를 찾아 물가를 점검하는 첫 외부일정을 소화했다. 이어 중동사태 관련 홍해 인근 해역에서의 우리 선박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4일에는 서울에서 열린 ‘해양수산가족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5일에는 부산을 찾아 다양한 현안을 챙긴다. 이날 새벽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수산물유통 상황을 살펴본 뒤 ▷순직선원 위령탑 참배 ▷수산물 방사능검사 점검 ▷해양방사능 검사 점검 ▷북항 재개발 점검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해수부 산하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취임 10개월 만에 깜짝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해수부 장관은 그간 정치인이나 행정관료 교수 등이 주로 맡아왔다는 점에서 ‘파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장관 중에서도 드물게 ‘제주 출신’이라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행정력이 부족하고 산하기관 출신으로 해수부를 장악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지만 지난 2월 KIOST 원장 취임 이후 그의 행적을 볼 때 기대감을 나타내는 기관이나 관계자들이 더 많다. 1970년생으로 ‘젊은 수장’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KIOST 창립 50주년 행사를 원활히 치렀고 조직화합 ‘KIOST 홀딩스’ 창립, 조직 인지도 제고 등에서 성과를 냈다. 특히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단행, 이례적으로 ‘지자체소통협력실’을 만들고 부산항발전협의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하고도 왕성한 활동을 벌여 지지를 받았다.

무엇보다 젊은 열정과 전문성 새로운 시각을 가졌다는 점에서 해수부의 혁신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해수부에는 특정 대학 출신 관료들이 부처 내 주요 보직과 산하기관장을 차지해 권력화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지역 출신에다 ▷전문성 ▷포용성 ▷유연성까지 겸비해 이를 타파하고 지역 중심의 정책을 이끌 적임자로 지명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특히 KIOST 재직 시절 미세조류를 포함한 해양바이오 분야를 연구했고 관련 연구 성과를 실용화해 연구소기업을 3개나 만드는 등 현 정부의 과학기술 중시 기조와도 맞다.

강 장관은 특히 취임 직후 직원들에게 ‘국민 눈높이에서 정책을 펼칠 것’과 ‘원팀 해수부’를 강조했다.

그는 “현장서 필요한 정책은 속도감 있게 추진, 즉각 시행되게 하고 국민과 종사자가 보기에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하자”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자 매주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이 때 불필요한 의전이나 수행은 없애겠다”고 밝혔다. 또 “바다는 어떤 물도 가리지 않고 받아주는 융합과 공존의 공간으로 직렬 직급 출신 배경이 다르다고 밀어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해수부 차관으로 송명달 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이 임명됐다.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고 업무 파악력과 상황 판단력이 뛰어난 정통 관료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