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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이전 금융도시 기폭제…대기업 유치도 지역소멸 해법”

지역 재계원로 강병중 회장, 내년 부산이 갈 길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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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엑스포 유치 실패했지만
- 관광·마이스 분야서 긍정효과
- 2035엑스포 재도전해볼만 해

- 산은 부산행·우주항공청 현안
- 총선뒤 급물살 탈 것으로 기대
- 가덕신공항·북항이 발전 견인

- 넥센 체코공장 내년엔 정상화

2030부산엑스포 유치 활동부터 산업은행(산은) 부산 이전,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 여러 현안으로 부산 경제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1994~2003년 15·16·17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부산 대표 재계 원로인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을 지난 27일 KNN 센텀시티 사옥에서 만나 올 한 해 지역 경제계를 돌아보고 내년을 전망했다. 인터뷰는 국제신문 이선정 경제부장이 진행했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이 27일 KNN 사옥에서 진행된 국제신문과의 대담에서 올해를 되짚고 내년 경제를 전망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2030세계엑스포 이야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달렸던 엑스포 유치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많이 아쉽다.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지역 각계가 정말 열심히 뛰었다.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아쉽지만 얻은 것도 있다. 관광·마이스 쪽은 벌써 움직임이 보인다. 전국에서 부산을 방문하는 수가 크게 늘어 부산시가 연말까지 급히 고속열차 배차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글로벌 허브 특별법’ 제정을 약속하지 않았나. 가덕신공항 건립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엑스포 유치에는 비록 실패했지만 부산이라는 도시를 알리고, 지역 현안 추진도 탄력을 받은 것은 성과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으면 부산 발전을 20년 앞당겼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좌절됐지만 앞으로 공항(가덕)과 북항을 부산 발전의 양대 축으로 삼아 나간다면 못해도 5년은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상공계를 중심으로 2035엑스포 재도전 의지도 보이는데.

▶나도 긍정적이다. 상공계에는 똘똘 뭉쳐 다시 해보자는 공감대가 있다. 글로벌 허브 특별법도 추진 중이고, 다음 도전 때까지 부산의 여건이 더 좋아지지 않겠나. 다만 더 일찍 준비해야 한다. 이번엔 늦은 감이 있었다. 미리 준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도시가 중국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서방이라는 든든한 산(지지세력)이 있으니 믿을 만하다.

-내년에도 해결할 과제가 많다. 산은 이전은 결국 해를 넘기게 됐고, 에어부산 분리매각 건도 가덕신공항 개항을 앞둔 시점에서 시급하다.

▶부산은 산은 이전, 경남은 우주항공청 개청이 올해 최대 이슈였는데 총선을 앞두고 속도가 떨어진 듯하다. 선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기대하지만, 부산도 노력해야지 않겠나. 에어부산은 특히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인데, 동시에 이를 잘 받아 운영할 지역 역량도 키워야 한다.

-산은 이전 효과는 어떻게 보나.

넥센타이어의 체코 공장 전경. 넥센 제공
▶산은이 오면 ‘금융도시’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부산은 2009년 서울 여의도와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됐다.) 금융도시 지정 10주년을 맞았을 즈음 부산이 홍콩에서 유출된 금융 기업을 잡으려고 뛰어다녔다. 홍콩이 중국 본토와 경제 관계도 긴밀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사의 이탈이 많았다. 부산이 아시아 허브가 되려고 애썼지만 싱가포르와 도쿄로 많이 갔다. 새로 취임한 경제부시장께서 금융중심지 부산 만드는 데 다시 한번 집중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대체거래소(ATS) 출범이 임박했다.

▶한국거래소도 부산에 있는 만큼 ATS는 부산 본사가 바람직하다. 팀을 꾸려 대응할 계획을 갖고 있다.

-수도권 비대화가 급격히 진행되지만 부산을 비롯한 지방은 인구소멸과 저성장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갇혔다. 삼성자동차 유치 등 부산의 경제위기 극복 때마다 지역 경제인으로서 앞장서 오셨다. 당장 해법이 나오지 않겠지만 어떤 큰 그림을 그려가야 하겠는가.

▶부산상의 회장을 맡기 시작할 즈음만 해도 부산은 괜찮은 도시였다. 회장 경선을 위해 공단을 다녀 보니 ‘경제가 너무 무너졌다’고 아우성이었다. 부산에 대기업을 유치해 다시 일어나도록 하자는 목소리가 컸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삼성자동차 유치였다. 부가가치가 큰 선물거래소의 부산 이전 활동도 그 일환이었다. 그래도 수도권 비대화는 이겨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 수도권 정비법 개정을 제안했다. 부산은 물론 다른 지방이 살 길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수도권 집중화는 심화했다. 최근에는 충청권 강원권이 준수도권처럼 오히려 수도권이 더 팽창하고 있다. 경상도 전라도 지역은 인구가 빠지는데 지방도시의 위기가 심각하다.

일본 역시 도쿄 비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것이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광역)연합이다. 도쿄를 묶어놨더니 발전이 더디다 해서 규제를 풀었는데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부작용이 생겼다. 그래서 간사이연합이 나왔는데,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동남권발전협의회를 만들었다.

-부울경이 추진했던 메가시티의 시작점 아닌가. 하지만 지방정권이 바뀌면서 메가시티가 어이없게 무산됐다.

▶부산 경남 울산 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시절에 메가시티가 추진됐다. 협조가 잘 되다가 단체장이 바뀌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로 동력을 잃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당선 당시 찾아가 메가시티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경남 역시 어려운데 정치적 문제로 좌초된 것이 참 안타깝다. 이제는 국가가 지방도 살 수 있게 틀을 바꿔줘야 한다. 합계출산율 0.7명은 재앙이다. 아시겠지만 자영업자는 거의 몰락하다시피 했다. 민생이 정말로 어렵다. 이 같은 위기가 지방에선 훨씬 빠르게 닥쳐오고 손을 쓰기도 매우 힘들다.

-삼성자동차 유치 때처럼 대기업 부산 이전이 지방소멸 대응책으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나.

▶당연하다. 최근 매각 협상이 진행되는 HMM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등 부산에 기반한 기관도 모두 부산으로 와야 한다. 간절함이 필요하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부산 상공계가 똘똘 뭉쳐 계속 부산 이전, 본사 유치를 촉구해야 한다.

-내년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기업인으로서는 체코 자테츠 공장을 좀 더 챙겨보려 한다. 한국에는 경남 양산과 창녕에 공장이 있고, 해외는 중국과 체코에 있는데 5년 전에 체코에 지은 공장을 팬데믹 등 상황으로 많이 살피지 못했다. 체코 공장은 지난해 한 차례 증설했는데 아직 정상화가 안 돼 여기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부산 경제인으로서는 지역이 공항과 북항, 양축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지는데 일조하고 싶다.


▶강병중 회장은 누구

강병중(84) 넥센그룹 회장은 마산고와 동아대 법대를 졸업했다. 20대인 1967년 일본 중고 덤프트럭 수입으로 사업을 시작, 화물트럭과 용달차 운수회사를 운영한 뒤 1973년 ㈜넥센의 전신인 흥아타이어 재생타이어공장을 인수해 타이어업계에 뛰어들어 지금의 넥센그룹으로 키웠다. 부산상공회의소 15, 16, 17대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넥센타이어 주식회사 및 KNN 회장, 서울디지털대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재단법인 넥센월석 및 KNN문화재단 월석선도장학회도 운영 중이다. 금탑산업훈장, 다산경영상, 국민훈장 목련장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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