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4% 오른 가운데 과일류와 일부 시설채소 가격도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총력을 다해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기로 했다.

5일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11월 농식품 수급 상황 확대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주요 농축산물과 식품·외식 물가 동향, 대응 상황을 살피고 유통업계 등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농식품부는 물가 동향 점검 결과, 기상재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사과 등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치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사과의 대체 품목인 토마토, 감귤 등의 가격도 강세를 띠고 있으며 최근 기온 하강과 일조량 부족으로 일부 시설채소 값 역시 오름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가공식품, 외식은 연내에 가격이 오를 동향은 없으나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으로 상승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소비자들이 부산의 한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다. 국제신문DB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7.4% 올랐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도 각각 5.1%, 4.8%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3.3%)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에 농식품부는 수급 상황을 매일 점검하는 한편 생산·유통 현장과 수시로 소통해 현장 애로사항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연말까지 사과 1만5000t과 배 1만 t 등 계약재배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는 한편 가공용으로 활용하던 ‘못난이 과일’의 출하를 지원한다. 수요 분산 유도를 위해서는 감귤 등 대체 과일을 할인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작황 부진으로 생산이 줄어 상승세를 나타내는 대파 가격을 안정시키고자 연말까지 할당관세 물량 2000t 수입을 완료하기로 했다. 기상이변 여파로 일시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배추와 무에 대해서는 각각 5000t과 3000t을 수매해 비축한다. 이밖에 대형 매장 납품가격 지원, 특판 및 할인 행사 등도 지속해 진행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소,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은 이달에도 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닭고기와 계란 가격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살피기로 했다. 고병원성 AI는 지난달 30일 야생조류에서 발견된 데 이어 4일에는 전남 고흥의 오리농장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다. 올해 겨울 들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공산이 크다고 보고 방역 강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