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선박에 대한 적대 세력의 위협 행위를 방어하고 해적에게 대응하는 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회의가 부산에서 열린다.

해양수산부는 29일 오후 1시30분 아스티호텔 부산에서 이 같은 사안을 논의할 정부 합동 세미나가 열린다고 28일 밝혔다. 외교부와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와 보안기관, 한국선급, 국제항해선박 소유자, 특수경비업체 종사자, 해운·원양업계 종사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해수부는 2005년부터 선박 대테러 및 해적 피해와 관련해 보안업무 관계자의 대응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이 회의를 열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최근 홍해에서 자주 일어나는 선박 피랍 등 국내외 선박 테러 정세, 선박 보안 관리 때 유의 사항, 청해부대의 업계 협조 요청 사항 등을 공유한다. 또 해적에 피랍됐던 경험이 있는 선원과 선사 관계자를 초청해 당시의 상황을 직접 듣고 사태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다.

이와 함께 정부 측은 불법 해상 환적, 신규·중고선박 반입 제한 등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와 관련한 내용을 설명한다. 아울러 우리 업계가 북한의 제재 회피 행위에 의도치 않게 연루돼 피해를 보지 않도록 유의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지난 26일 홍해 해역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피랍됐다가 구조된 라이베이라 국적 유조선. 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지난 27일 홍해 인근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잇따르자 해당 해역을 운항하는 우리 선박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19일 바하마 국적 자동차운반선이 피랍됐으며 25일에는 몰타 국적 컨테이너선이 드론에 피격됐다. 또 26일에는 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이 피랍 후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 한국 선박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의 첩보에 따라 지난 주에 홍해를 통과하기로 했던 우리나라 선박 한 척이 항해 계획을 변경한 바 있다. 정체불명의 소형선이 우리나라 선박에 접근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해수부는 예멘 후티 반군의 활동 반경에 포함되는 아덴만과 홍해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에 ‘해적피해예방요령’에 따른 통항 지침 준수, 출입구 부분 폐쇄, 국제선박항만보안법이 정한 선박보안 2등급에 준하는 보안 활동 시행 등을 당부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도 선박 테러와 해적 피해 예방을 위해 국내외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정보 공유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업계도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이 현장에 전파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