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항공기의 비상문 등을 임의로 조작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륙 전에 항공사들은 이런 행위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승객들에게 알려야 한다.

28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공운송 사업자의 항공기 내 보안요원 등 운영지침 일부 개정 규칙안’을 12월 14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승객이 비상문에 손을 대면서 생길 수 있는 위협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개정안은 지난 7월 당정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 대책’의 후속 조치다. 당시 당정은 지난 5월 26일 낮 12시 35분께 상공 700~800피트를 비행하며 착륙을 준비하던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8124편에서 한 승객이 비상문 잠금장치를 임의로 조작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대책을 마련했다. 일부 항공기의 비상문 인접 좌석을 소방관, 경찰관, 군인 등 ‘제복 입은 승객’에게 먼저 배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지난 5월 26일 운항 도중 비상문이 열리면서 대구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모습. 연합뉴스

현재에도 항공사들은 기내 흡연과 전자기기 사용, 승무원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 등이 ‘형사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이륙 전 승객들에게 알린다. 이번 개정안에는 처벌할 수 있는 행위에 ‘탈출구·기기 등의 (임의) 조작’이 추가됐다. 출입항공보안법에는 승객이 출입문·탈출구·기기 등을 만져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방해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와 함께 개정안에는 ‘일반 상황에서 비상구 조작’이 금지 행위임을 안내하는 스티커를 승객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부착해야 한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또 불안·초조 등 이상 행동을 보이는 승객을 식별하고 감시하는 ‘행동탐지 교육’을 기내 보안요원이 1년에 2시간 이상 듣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토부 측은 “이번 조치는 승객이 비상문 등에 임의로 손을 대는 행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