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삼성전자 기부금 출연액을 추월했다. 사상 처음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진으로 고전했다.

500대 기업 기부금 상위 10개사. CEO스코어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2년 연속 기부금액을 공시한 264곳의 기부금 내역 등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기아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부금은 1362억 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기부금 487억 원보다 876억 원(179.9%) 증가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누적 기부금이 7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8억 원)보다 578억 원(365.9%) 늘었다.

이처럼 현대차·기아의 기부금이 급증한 것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조65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4% 폭증했고 기아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9조1421억 원으로 98.4% 급증했다.

이어 하나은행(536억 원·257.0%↑), HMM(248억 원·1712.9%↑), 한국전력공사(219억 원·22.7%↑), 쌍용 C&E(206억 원·1239.9%↑), SK에너지(152억 원·2188.2%↑), LG생활건강(139억 원·30.1%↑), 대한항공(133억 원·232.5%↑), KT(112억 원·91.5%↑) 등이 지난해보다 기부금 규모를 늘렸다.

반면 올해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교보생명이었다. 3분기까지 교보생명의 누적 기부금은 16억 원으로 전년 동기(455억 원) 대비 439억 원(96.5%↓) 급감했다. 교보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은 해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에 직전 연도 세무상 이익의 일부분(상장사 0.5%·비상장사 0.25%)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한다. 세무상 이익이 급감하면서 기부금 규모도 큰 폭 줄었다.

‘반도체 한파’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된 삼성전자(-433억 원·19.4%↓), SK하이닉스(-157억 원·27.3%↓)도 올해 기부금 지원을 큰 폭으로 줄였다. 삼성·SK에 이어 한국중부발전(-56억 원·42.6%↓), 한국남부발전(-54억 원·70.8%↓), 하나금융지주(-51억 원·42.9%↓), 롯데케미칼(-34억 원·31.9%↓), SK엔무브(-30억 원·89.0%↓), LS일렉트릭(-28억 원·78.7%↓), 한국수력원자력(-27억 원·13.6%↓)도 기부금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