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 유력
- 산은 “합병 후에 논의” 입장 고수
- 아시아나 노조 설득안 마련 관건

‘에어부산 지역 존치’(국제신문 지난달 31일 자 1면 등 보도)가 이번 달 분수령을 맞는다. 부산시와 지역 기업이 이달 안에 인수 방법을 확정해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분리 매각을 공식 요구할 방침이다. 산은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에 이어 에어부산까지 분리 매각을 결정할지 이목이 쏠린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을 담은 에어부산 래핑 항공기. 에어부산 제공

9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와 지역 기업인들은 최근 ‘에어부산 존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시와 부산상의, 에어부산 지역 주주 기업 측 인사 7명 등 모두 9명으로 이뤄졌다. 에어부산 지분은 아시아나항공이 최대 주주로 41.89%를 보유했다. 시와 지역 기업 7곳의 지분율은 모두 16.15%다. TF에서는 지역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진행하되 어떤 기업이 대표로 나설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TF관계자는 “이달 내 산은에 분리 매각을 공식 요구할 계획이다. 그전에 인수 대표 기업 선정과 매각 방식 등에 대한 TF안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TF는 다양한 형태의 인수 방식을 검토하고 있지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한화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을 심도 있게 검토하는 중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은 지난해 9월 대우조선해양의 근본적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전략적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합의’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한화그룹을 조건부 투자예정자로 지정했다. 이어 경쟁입찰인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bidding) 방식을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추진에 대한 기본 내용에 합의했다. 이후 잠재투자자 인수 의향 접수 결과 추가 입찰자가 없어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에 보통주식 1억443만8643주를 주당 1만9150원에 신규로 발행했다. 한화그룹은 약 2조 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입을 통해 지난 5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TF가 한화·대우조선해양 합병 방식을 염두에 두는 것은 에어부산 경쟁력 강화와 연결된다. 에어부산은 모기업의 합병에 발목이 잡혀 신규 노선 개설, 새로운 기재 도입 등이 전면 차단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은 지역 기업이 인수를 해도 에어부산 정상화 효과는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인수하면 에어부산에 대한 지원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다. 인수까지 과제는 만만찮다. 핵심은 산은의 방침이다. 산은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에 저비용항공사(LCC) 문제를 논의한다는 입장을 지금껏 고수한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화물 사업부에 이어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은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해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 에어부산 지분 현황 아시아나항공 41.89% 동일홀딩스 3.31% 서원홀딩스 3.15% 부산시 2.91% 아이에스동서 2.70% 부산은행 2.53% 세운철강 0.98% 부산롯데호텔 0.50% 윈스틸 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