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에 반등한 가운데 폴란드 헝가리 튀르키예 등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았던 동유럽 국가들의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증가율 10위 국가들. 이 그림에서는 미국이 빠져 있음.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국의 주요 수출증가국들의 수출 증대 분석. 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이 내용을 담은 ‘한국의 국가별 수출 실적과 호조 국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수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10대 국가로는 폴란드 헝가리 튀르키예 키르기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미국 UAE 벨기에 카타르가 꼽혔다.

대한상의는 “주변 시장으로 여겨졌던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라며 “주요국 및 제품 교역 반등세가 이어지면 수출 회복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분석은 올해 수출 실적이 있는 238개국을 대상으로 지난 1~9월 누적 수출액과 지난해 1~9월의 누적 수출액을 비교했다.

상의는 이들 국가에 대한 호조 품목 분석을 통해 수출증가 이유를 EU 등 대형 경제블록 내 판매를 위한 생산기지 확대, 중앙아시아 등 지정학적 위기 극복, 방산 등 정부의 세일즈 외교로 요약했다.

폴란드 헝가리 튀르키예는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차전지 원료인 정밀화학 원료의 수출은 폴란드에서 30.1%, 헝가리에서 73.8% 증가했다. 이 국가들에는 각각 SK, LG 등의 이차전지 공장이 가동 중이다.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독일 등 다른 EU국가로 수출된다. 튀르키예로는 자동차부품 수출이 40.1% 증가했다. 현대자동차 공장에서의 유럽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4위부터 10위까지의 수출국가 중에는 중동, 중앙아이사 국가가 5곳 포함됐다. 키르기스스탄(4위)과 카자흐스탄(6위)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러시아 간의 자동차 무역이 어려워진 가운데 한국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5위), 아랍에미리트(8위), 카타르(10위) 등은 정부의 세일즈 외교와 연관됐다. 방산, 원전, 건설기계 관련 수출이 특징적이다. 사우디로는 다연장로켓 천무, 유도로켓 비궁 등 무기류(88.1%) 수출이 두드러졌다.

네옴시티 건설, 태양광 발전 증가 등으로 건설중장비(81.7%), 유압식 변압기(133.3%) 등 건설 품목들의 수출도 증가했다. 아랍에미리트로는 우라늄(494.2%) 수출이 증가했다. 이는 UAE 바카라 원전으로 핵연료를 수출하는 영향이다. 또한 카타르의 경우 북부 가스전 확장공사 등 건설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들이 수주하면서 무계목강관(420.6%), 화학기계(5482.1%) 등의 수출이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