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식 인정을 받는 부산의 전세사기 피해 건수는 847건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피해를 보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자 저리 대환대출의 소득 요건을 완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지난달 20일까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 건수는 6063건으로 집계됐다. 앞서 전국 지자체는 8685건을 접수한 뒤 7851건을 국토부에 이관했으며 7092건에 대해 심의가 이뤄졌다. 전체 가결률은 85.5%다.

지역별 가결 건수는 인천 1540건, 서울 1442건, 경기 1046건 등 수도권이 4028건으로 66.4%를 차지했다. 부산의 비중은 14.0%로 전국 순위에서는 네 번째였으나 수도권을 제외하면 최다였다. 경남은 81건, 울산은 41건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현재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시행 중이나 사각지대 발생 및 불편한 절차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부산시청에 마련된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 국제신문DB

이에 따라 국토부는 기존 전셋집에 계속해서 거주하는 것이 불가피한 피해자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저리 대환대출의 소득요건을 연 7000만 원에서 1억3000만 원으로 상향한다. 보증금은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대출액은 2억4000만 원에서 4억 원으로 늘린다. 우선매수권이 없는 신탁사기 피해자에 대해서는 인근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시세 30%~50% 수준·최장 20년 거주)하고, 퇴거 위기에 처한 외국인·재외동포에게도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해 긴급 주거(시세 30% 수준· 최장 2년 거주)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피해자가 경매 개시를 위한 집행권원 확보(보증금 지급명령·보증금반환 청구 소송), 공인중개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등 법적 절차 진행을 희망하면 법률전문가를 연계·지원(1인당 250만 원 한도)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임대인이 사망한 이후 상속 절차가 완료되지 않더라도 피해자가 경매 등의 후속 절차를 원활히 진행하도록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심판청구 절차 비용’(법률전문가 수임료 및 최초 상속재산관리인 보수)도 지원한다.

이 밖에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 신청인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접수부터 결정문 송달까지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이른 시일 내 만들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지자체 방문 접수만 가능했다. 또 체계 개발 전까지 주거지 이전·결정문 분실 등으로 인해 직접 우편 송달이 어렵다면 전자우편으로 결정문을 보낸다. 아울러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부당한 부결 사례가 없도록 구제 절차 안내를 강화하는 한편 지금까지 비공개였던 회의 내용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