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성수품 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는 한편 대형 매장이나 재래시장과 힘을 합쳐 대대적인 할인 행사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성수품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는 체감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시장 상항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표면적인 대책만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 17일~22일을 기준으로 할 때 20개 성수품의 소비자가격은 지난해(추석 전 3주간 평균 가격)보다 6.3%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지난 7일부터 사과와 배 등 14개 품목의 공급량을 평시 대비 1.6배까지 확대했다. 해수부도 명태와 조기 등 6개 성수품의 비축 물량 공급량은 4859ｔ이며, 이는 대형 매장이나 전통시장 등에서 희망한 수요보다 17.2% 많다고 언급했다. 두 부처는 또 20~30%의 할인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의 자체 할인이 더해지면 40~50%까지 저렴한 가격에 성수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석을 앞둔 전통시장 모습.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하지만 정부 발표와 달리 정작 소비자들은 성수품 가격이 지난해 추석 때보다 싸지 않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이에 대해 두 부처는 할인 지원의 경우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거나 판매량이 많은 품목·부위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예컨대 사과(홍로)는 수요가 가장 많은 개당 286~330g 크기에 지원이 집중되고 있어 이보다 크거나 작은 규격의 사과를 구매할 때는 할인 체감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부위 위주로 할인이 집중되고 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 측은 “예산 문제로 인해 모든 품목을 대상으로 할인 지원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 부처는 기존에 세웠던 성수품 공급 대책을 추석 전까지 차질 없이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과 최용석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현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 정부의 할인 지원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등 국민의 불가 부담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