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해외 금융기관도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번 조처로 거래 규모가 늘어나면 외환시장 선진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외국환 거래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2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다음 달 4일 공포 즉시 시행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 2월 발표된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선진 금융기법과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외국 금융회사들을 끌어들여 국내 외환시장을 선진화하겠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해외에 있는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하려면 지점을 한국에 설립하거나 국내 금융기관의 고객이어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우리나라 외환 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뒤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뛰어들 수 있다.

기재부는 “외국 금융기관의 등록 요건과 절차, 업무 범위와 수행 방식, 법령상 의무 등 세부 사항은 별도 지침에 담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업종(은행업·증권업)이나 재무 건전성(바젤Ⅲ) 등을 바탕으로 인가를 내줄 방침이다.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서는 영업용 원화 계좌를 국내 은행에 개설해야 한다. 또 국내 금융기관과의 신용공여 약정(크레디트 라인)을 체결해야 한다.

인가를 받은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은 외국환 중개회사를 통해 한정된 범위에서 외국환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당국은 외국 기관의 외국환 거래를 모니터링한다.

기재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외국환 은행과 증권사 등 국내 금융기관으로 한정된 외환시장 참여자가 외국 금융기관으로 확대된다”며 “이를 통해 외국 금융기관은 물론 이들의 고객인 외국인 투자자가 더욱 쉽게 우리 외환시장에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래 규모 증가와 가격 경쟁 등으로 외환 서비스의 질과 안정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