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최근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 등으로 한국전력(한전) 재무 위기가 더 높아지면서 전기요금이 추가로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이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 중인 가운데 한전 새 수장으로 취임한 김동철 사장 역시 “재무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2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 문제를 논의 중이다.

최근까지 정부 내에서는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우세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2분기까지 이미 40% 가까이 오른데다 겨울철을 앞두고 서민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및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8센트(0.31%) 하락한 배럴당 91.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지다.

이런 점을 고려해 만일 추가 전기요금 조정이 이뤄진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한 인상 시기는 오는 21일이다.

정부는 매 분기가 시작되기 전달의 21일까지 전기요금의 한 부분인 ‘연료비조정요금’을 조정한다. 다만 연료비조정요금은 1킬로와트시(kWh)당 ±5원의 범위에서 조정되므로 ‘미세조정’에 불과하다.

관건은 전기요금 내 ‘전력량요금’ 조정이다.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 시 연료비조정요금과 함께 전력량요금이 상향 조정됐다. 다만 전력량요금 조정 시기는 ‘매 분기 시작 전달의 21일까지’로 못박혀 있지는 않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 시점을 ‘9월 21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만약 전기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추석 연휴가 지나고 김동철 한전 신임 사장이 ‘한전 추가 자구안’을 내놓은 뒤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하고 있어 원가를 밑도는 전기요금의 정상화가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요금 인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