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많이 줄면서 한국 경제가 가까스로 성장했다. 그러나 수출 대신 성장을 이끌던 민간 소비가 반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더 좋은 ‘상저하고’ 흐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 그래픽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 전 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3분기(2.3%) 이후 지난해 3분기(0.2%)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4분기(-0.3%)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지만, 민간 소비에 힘입어 올해 1분기(0.3%) 반등한 뒤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다.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 소비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0.5%에서 올해 1분기(0.6%) 반등했지만, 또다시 내리막에 접어들었다. 정부 소비 역시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1.9% 줄었다. 2000년 4분기(-0.4%)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건설, 설비 투자도 0.3%, 0.2%씩 뒤로 물러섰다.

이처럼 민간·정부 소비와 투자가 모두 줄었는데도 실질 GDP가 0.6% 증가한 것은 순수출(수출 - 수입) 덕분이다. 실질 GDP는 ▷민간 소비 ▷정부 소비 ▷투자 ▷순수출의 합이다. 결국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플러스(+) 성장한 셈이다.

2분기 수출은 석유제품·운수서비스가 줄어 1.8% 축소됐다. 수입은 원유·천연가스를 중심으로 4.2%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에 대한 항목별 기여도에서 순수출(1.3%포인트)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1.3%포인트만큼 2분기 성장률을 홀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간 소비, 정부 소비, 건설 투자는 성장률을 0.1%포인트, 0.4%포인트, 0.1%포인트씩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