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기 용인에 조성되면 10GW(기가와트) 이상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정부는 전력 공급 로드맵을 최대한 빨리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엄청난 규모의 전력을 과연 원활히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재생에너지 활용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이창양 장관 주재로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회의’를 열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전력 공급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국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면서 용인시 남사읍 710만㎡(215만 평) 부지에 300조 원을 투자해 2042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력 수급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산업부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과 200여 개의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및 소재·부품·장비 등 기업이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이에 따라 산단 조성과 기업 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에는 10GW 이상의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인 39.9GW(역대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했던 2022년 12월 23일 기준)의 약 4분의 1에 달한다.

이에 산업부는 산단 조성 초기에 필요한 전력을 신속히 공급하기 위한 발전력을 우선 신설하고, 이후 장거리 송전망을 보강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장관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라며 “세부적인 검토를 거쳐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로드맵’을 조기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가 구체적으로 추산되면서 ‘재생에너지 활용’ 요구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3월 클러스터 구축 계획이 발표된 직후 정부와 삼성전자를 향해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조달 계획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용인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가 300조 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216.7%에 달했던 ‘원전 도시’ 부산의 전력자급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력자급률은 발전량을 판매 전력량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서 계산한다. 이 비율이 100%보다 높아지면 쉽게 말해 다른 지역으로 공급한 전력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