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해당 지역의 이름을 새로 짓거나 기존의 명칭을 바꾸는 권한을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게 된다. 국가가 관할할 때보다 지명 결정 기간이 18개월가량 줄어들어 관련 행정 이행 절차가 빨라지게 됐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공간정보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돼 이날부터 시행된다. 공간정보관리법은 지난해 6월 개정됐다. 이 법률은 기존에 국가지명위원회가 갖고 있던 지명 결정 권한을 시·도로 이양해 지역의 특수성과 상황을 반영하고 신속한 지명 결정 절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에 따라 11일부터는 필요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국가지명위원회 개최 없이 시·군·구 지명위원회의 보고를 거쳐 시·도 지명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2년 이상 걸렸던 절차가 6개월로 줄어들 전망이다. 단 국토부는 시도 지명위원회 심의 때 ‘하나의 지형·지물에 하나의 지명 부여, 지리·역사·문화적 특성 종합 고려 등’과 같은 원칙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는 지역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지명 결정이 이뤄졌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는 중앙 정부 대신 지방자치단체가 지명 결정 권한을 가지게 돼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부산시청. 국제신문DB

이와 함께 국토부는 시·도 지명위원회 정원을 기존의 10명 이내에서 15명 이내로 늘린다. 심의에 참여하는 민간 위원도 5명 이상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해 지역의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개정 시행령이 이행되면 지자체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에는 지명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새로운 이름을 반영한 도로 안내판 제작 등과 같은 후속 행정 절차가 지연됐다. 또 비공식 지명이 지역 내에 정착돼 주민 혼선이 가중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났다.

한편 이번 개정 시행령에는 우편이나 방문 신청만 가능했던 측량업 등록과 변경신고를 ‘공간정보산업협회 누리집’(www.kasm.or.kr)을 통해 비대면 접수하도록 하는 근거도 담겼다. 아울러 부동산종합공부의 소유권 정보(매매·증여·상속·계약일자 등)를 확대해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건수 국토부 국토정보정책관은 “규제 개선을 지속해 추진, 국민 편의가 증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