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는 국내외 방산업체는 물론 통신사도 참가해 스마트 방위산업과 관련된 기술력을 과시했다. MADEX는 방산업체의 홍보와 수출진흥을 위해 격년으로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방산 전시회다. 9일까지 개최된다.

■ 한화-HD현대, 자존심 대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7일 오후 MADEX 2023의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잠수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화 제공

관람객들이 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을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신용화 LIG넥스원 무인화미래전사업부장은 이날 부스를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에게 전시제품을 설명했다. LIG넥스원 제공

이번 MADEX 2023에서는 ‘해양 방위산업 패권’을 놓고 HD현대중공업그룹과 한화그룹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였다. 한화그룹의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전 때 자존심 대결을 벌였던 양측은 최첨단 체계를 공개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가 등 관련 방산 계열사가 총출동했다. 특히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후계자인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은 행사 현장을 찾아 전시를 관람했다.

김 부회장은 9일 오후 오후 벡스코 전시장 게이트 바로 앞에 위치한 한화시스템 부스를 거쳐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를 차례로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았다. 김 부회장은 “정도경영과 인재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키워 나가자”고 말했다고 한화가 전했다.

한화시스템은 MADEX 2023에서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MUM-T) 역량과 ‘스마트 배틀십(Smart Battleship)’ 비전을 제시했다. 저궤도 통신위성, 해양무인체계, 함정 전투체계, 안티드론 시스템 4개 존에서 해양무기체계 토털 설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저궤도 위성은 해군이 작전할 때 통신 음영을 줄여준다. 미래 해군의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된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전시에서 북한 무인기와 같은 불법드론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안티드론 시스템 ‘드론 복합방호체계’ 도 선보였다.

한화오션은 최신예 함정 기술력을 과시했다. 울산급 Batch-III 호위함, 한국형 구축함 (KDDX),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 (KDDX-S), 합동화력함 등 이 회사 최신 기술이 총망라된 수상함을 공개했다. 울산급 Batch-III 호위함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를 장착하고 복합식 추진체계를 적용해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했다는 게 한화오션 설명이다.

HD현대중공업은 연구개발 중인 차세대 함정의 모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HD현대중공업의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은 전투체계, 소나체계, 무기체계를 하나의 유기체로 만드는 체계통합을 구현했다. 다중위협 대응이 가능한 임무 지휘소 통합 및 전투지휘구역 최적 배치, 스마트 브리지 기술을 적용한 함교 최적화가 이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또 세계적인 방산 기술력을 보유한 영국의 밥콕사(社)와 ‘K-잠수함’ 수출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은 7일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밥콕 캐나다(Babcock Canada)와 ‘캐나다 수출용 잠수함 사업을 위한 기술협력합의서(TCA)’를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9일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함정 승조원 훈련용 시뮬레이터 개발 협력’에 나서는 등 함정수출 패키지 사업에서도 파트너십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 LIG넥스원, 롤스로이스 등도 기술력 과시

LIG넥스원은 우리 군의 미래전을 책임질 수상·수중·공중 유·무인 복합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의 최신 기술력과 수출 시장을 겨냥한 해양유도무기 등을 선보였다. MADEX 2023에 참가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전시공간을 확보한 LIG넥스원은 해군이 추진하는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인 ‘Navy Sea GHOST(해양의 수호자, Navy Sea Guardian Harmonized with Operating manned Systems and Technology based unmanned systems)’에 호응할 종합 설루션을 제시했다.

LIG넥스원은 유무인 복합체계 중에서도 해군의 기뢰대항작전 능력을 향상할 최신 기술력을 공개했다. 수중자율기뢰탐색체(AUV, Autonomous Underwater Vehicle)는 수중에서 자율 주행으로 기뢰 탐색이 가능한 해군 최초의 무인잠수정이다. 중량 60㎏ 이하이기 때문에 승조원이 휴대할 수 있다. 리튬-폴리머 전지를 이용해 장시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롤스로이스는 이번 MADEX에서 최신 함정용 가스터빈 기술인 MT7 가스터빈을 공개했다. MT7은 V-22 오스프리 틸트로터(Tilt-Rotor) 항공기에 동력을 공급하는 AE 1107C-Liberty 항공 엔진 파생 제품이다. 최대 4.6MW의 출력을 제공하는 콤팩트 엔진인 MT7은 뛰어난 연비와 성능 유지력을 갖췄다는 게 롤스로이스 설명이다. 롤스로이스는 대한민국 해군의 대구급 FFX 배치 II(Batch II) 호위함 사업에 선정됐다. 총 8척 함정에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SK텔레콤도 이번 행사에 참가해 대한민국 해군의 스마트화에 기여한 통신기술 등을 공개했다. SKT는 TDD-LTE 시스템, 전용 단말, IoT 서비스 등 해군 함정과 육상 항공기지에 적용 중인 스마트 무선 네트워크 체계를 전시했다. 특히 TDD-LTE는 시분할 송수신 방식이다. 하나의 주파수를 시간대별로 나누어 송·수신하는 방식으로 한정된 주파수 환경에서 유리하다고 한다.

MADEX는 대한민국 해군과 부산광역시가 공동 주최한다. 통신기술·신소재 등 첨단기술이 융복합된 최신 함정, 잠수함, 해양방위 시스템 등과 통신·보안 등 기반 기술을 선보이는 전시회로서 올해 13회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