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농촌 일손을 돕기 위해 투입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 체류 시기가 기존 5개월에서 최대 8개월로 늘어난다.

30일 법무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인 계절 근로제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 현행 5개월로 규정된 계절 근로자의 취업 허용 기간을 1회에 한해 3개월 연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기준은 새로 입국하는 외국인 외에 기존에 체류 중인 계절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

계절 근로자 제도는 농어업의 계절적·단기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을 최장 5개월 고용하는 제도다.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됐다. 합법적 외국인 고용 촉진과 농어촌 구인난 해소에 큰 도움을 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체류 기간이 짧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과 함께 농촌 인력난의 해소를 위한 계절근로자 제도의 개선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계절 근로자들이 3개월 범위에서 체류 기간 연장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히 법령을 개정하겠다”며 “농어민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노력”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도 “최대 8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게 되면 계절 근로자 처지에서는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탈 요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농가에도 농작물 모종 심기부터 수확까지 인력 수급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두 부처는 이런 조치가 불법 체류를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 장관은 “일손을 해결하기 위해 값싼 노동력의 외국인을 많이 유입시키면 당장은 좋을 수 있다”면서도 “대한민국은 법을 지키는 나라다. 체류 질서를 엄정하게 지키는 한도 내에서 외국인 인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농식품부는 인력 확대에 따른 계절 근로자 이탈 방지와 적응 지원책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법무부는 정보의 공유·활용을 통한 효율적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농어업 분야 계절 근로자 숙련도 향상을 위한 정책 지원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해 ‘공공형 계절 근로사업’을 확대하고 계절 근로자가 합법적·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거주 환경 개선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공공형 계절 근로사업은 외국인 근로자를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하루 단위로 공급하는 제도다. 농협이 업무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지난해 124개 지자체에 배정된 상반기 계절 근로자 2만6788명에 더해 지난 24일 107개 지자체에 1만2869명을 추가 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