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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0.25%P 인상 속도 조절…안도한 한은, 내달도 동결 가능성

양국 금리 격차 1.5%P로 커져 부담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3-03-23 20:15:51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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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또 인상했다. 애초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이 예측됐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융 불안이 커지자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보폭을 줄인 것이다. 다만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한국과의 격차는 1.50%포인트로 커졌다. 2000년 5~10월 이후 22년여 만에 최대 역전 폭이다. 연준이 예상대로 오는 5월 한 차례 더 베이비 스텝을 밟으면 한미 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4.75~5.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왔다. 지난해 6, 7, 9, 11월에는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연준의 베이비 스텝은 인플레이션 잡기와 금융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절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가장 많았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상황은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 조건이 더 엄격해지고 경제 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더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영향의 범위는 불확실하다.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불안은 연준의 향후 금리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상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1%였다. 내년 말은 4.3%, 2025년 말은 3.1%를 각각 기록했다. 위원 18명 중 10명은 올해 말 금리를 5.00~5.25%로 전망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5%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연준이 빅 스텝을 피하면서 한국은행이 받는 긴축 압박 강도는 다소 약해졌다. 한은이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한 뒤 물가나 경기 상황을 지켜볼 여유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감소로 지난 1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45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경기 하강 신호가 뚜렷한 반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개월 만에 4%대(4.8%)로 떨어져 한은의 연속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가 끝난 것은 아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질수록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국내 시장을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을 넘어 계속해 오르면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 2월 한은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3.75% 기준금리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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