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두 달 연속 ‘둔화’ 진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이 부진하다”며 “제조업 기업 심리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한국 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바 있다. 당시 ‘둔화’ 진단은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나온 것이었는데, 이 판단이 두 달 연속 이어진 것이다.

구체적인 지표를 보면 지난달 전국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1월 증가 폭(41만1000명)보다 10만 명 가까이 축소됐다. 특히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2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7.5% 줄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한국 수출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수출액이 43%나 급감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도 52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적자다. 월간 기준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 1월 경상수지는 45억 달러 적자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1% 줄었다. 석 달 연속 감소세다. 서비스업 생산도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정부는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8.1% 늘고 백화점 매출액은 5.2% 증가한 점 등이 소매 판매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 불안과 러시아·우크라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물가·민생안정 기반을 굳건히 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수출·투자 등 경제활력 제고와 3대 개혁,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 체질 개선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