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 2026년까지 550조원 민투 유도
- 소부장 등 기업 150곳 용인 유치
- 산업부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 기존 반도체 생산 단지와 연계"
- 비수도권 활성화 대책 제시 안해
정부가 향후 20여 년간 300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대상지는 경기 용인이다. 반도체 산업의 파급력과 기업 유치 효과 등을 고려할 때 클러스터 구축에 따른 혜택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비수도권 14개 지역에도 국가 첨단산업단지가 새로 구축된다. 하지만 사실상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대전·충청에 상대적으로 많이 조성된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첨단산업에 550조 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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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국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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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이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국가 간 ‘첨단산업 전쟁’도 심화하고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반도체에서 시작된 경제 전쟁터가 배터리와 미래차 등 첨단산업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며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세계 최대 규모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2042년까지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총 300조 원을 투자한다. 삼성 등 국내 주요 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정부는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클러스터에는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가 별도로 구축된다. 국내외 우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및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150곳도 용인 클러스터에 유치한다. 산업부는 “기흥·화성·평택·이천에 있는 기존 반도체 생산 단지 등과 연계해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선도 모델로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용인 클러스터를 포함해 반도체(340조 원) 디스플레이(62조 원) 이차전지(39조 원) 등 6대 첨단 산업을 대상으로 2026년까지 550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전략을 철저히 이행해 첨단산업 초강대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수도권 집중 가속 우려
문제는 전략 추진 과정에서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정부 설명대로 반도체 클러스터를 세계 최대 규모로 지으려면 그에 맞는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수도권 보호’의 최후 보루인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규제는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해 특정 기준을 초과하는 공장 신축과 증축을 금지하는 제도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9월 기아자동차 경기 화성 공장 신·증축을 지원하기 위해 공장 총량제 미집행 물량을 배정했다. 당시 비수도권에서는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한 윤석열 정부가 수도권 빗장 풀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에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법률 또는 세제 분야에서 규제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수도권에 반도체 인프라와 기업이 더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과의 경제·산업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전략에서 비수도권에 초점을 맞춘 반도체 활성화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에도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계획을 확정해 지역 반발을 불렀다.
비수도권 14개 지역에 짓기로 한 국가 첨단산업단지 역시 경기와 인접한 충청(3곳) 대전(1곳)에 상대적으로 많이 구축될 예정이어서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초의수 교수는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정부 전략이 수도권 집중화를 심화시켜 오히려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