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공사가 입주민에게 임대하는 것과 똑같은 방을 경비·청소 노동자에게 휴게실로 제공한다. 부산 지역에서 공공·민간을 아울러 이런 사례는 처음이다.

금호 센트럴베이 행복주택 일광의 경비 청소 노동자 휴게실. 부산도시공사 제공

13일 부산도시공사는 오는 31일 입주를 시작하는 부산 기장 ‘금호 센트럴베이 행복주택 일광’에 주거 시설이 갖춰진 원룸형 휴게실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휴게실은 경비와 청소노동자에게 각각 1개씩 제공되며 면적은 약 30㎡다.

그간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의 휴게 공간은 창고나 컨테이너를 개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공간이 협소하거나 지하에 있어 채광·통풍·환기 등이 잘되지 않아 노동자의 건강권이 침해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금호 센트럴베이 행복주택 일광은 주거시설이 완비된 원룸 형태의 휴게실이 도입된다. 아파트 2층에 위치해 온도 채광 환기 등이 우수하다. 내부에는 시스템에어컨, 바닥난방, 욕실, 주방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 노동자들이 수면이나 휴식을 취하기 좋다.

금호 센트럴베이 행복주택 일광의 경비 청소 노동자 휴게실. 부산도시공사 제공

부산도시공사 주택사업2부 윤영자 부장은 “입주인에게 임대하는 것과 같은 형태의 2세대를 각각 경비 노동자와 청소 노동자에게 휴게실로 제공한다. 이런 사례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처음일 것”이라며 “경비 노동자는 야간 근무 시 경비실에서 쪽잠을 자는 불편함에서 벗어나 독립된 별도의 공간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청소 노동자는 무더위나 혹한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시공사는 시범 운영 후 경비·청소 노동자의 의견을 들어 장단점을 파악해 차후 설계되는 현장에도 계획단계부터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부산도시공사 김용학 사장은 “노동자의 충분한 휴식은 입주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유사 사례가 공공은 물론 민간 아파트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호 센트럴베이 행복주택 일광은 총 1535억 원을 투입해 일광읍 삼성리 일대 3만2818㎡에 지하 1층~지상 25층, 총 8개 동 999세대 규모로 건설됐다. 오는 31일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