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지난해 소득 하위 20% 가구의 복권 구매 지출액이 1년 전보다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통상 복권 구매는 경기가 안 좋을 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복권 구매 지출액은 703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이 금액은 복권을 아예 구매하지 않은 가구를 포함해서 집계한 평균치다. 따라서 실제 가구의 복권 구매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다만 전년 대비 증감 여부나 증감 폭은 비교할 수 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하위 20%에 속한 1분위 가구의 복권 구매 지출액은 전년 대비 27.4% 급증했다. 이는 전체 소득 분위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같은 기간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복권 구매 지출액은 7.0% 늘었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지출을 보면 소득 상·하위 계층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1분위 전국 가구의 실질 복권 구매 지출액은 21.2% 증가했지만, 5분위 가구는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가구의 실질 복권 구매 지출은 오히려 1년 전보다 3.5% 줄었다. 지난해 고물가 탓에 가계가 지갑을 닫는 와중에도 소득 하위층의 복권 구매 지출은 20% 넘게 늘었다는 의미다.

이처럼 복권 관련 지출이 늘어나면서 복권 판매액도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복권 판매액은 6조4292억 원으로 전년(5조9753억 원)보다 7.6% 늘었다. 사상 첫 6조 원 돌파다.

복권 판매액은 ▷2017년 4조2000억 원 ▷2018년 4조4000억 원 ▷2019년 4조8000억 원으로 점차 늘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5조4000억 원으로 뛰었고, 이후 2021년과 2022년까지 연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