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반대 고수, 국힘도 미지근
- 노조-서울정치권 반대 여론몰이
- “이전 차질 땐 與 엄청난 후폭풍”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위태롭다.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 산은 경영진 등이 이전을 미적대자 서울 정치권과 노조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세를 불린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 등 일부 당 지도부 후보도 노조 편에 섰다.
산은 부산 이전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 여권이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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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김현준 노조위원장(맨 오른쪽)을 만나고 있다. 이날 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균형 발전 공약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제대로 된 검토나 논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
■미적거리는 이전 작업
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산은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은 애초 계획과 달리 더딘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달 중으로 이전 대상 공공기관 지정·고시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산은이 아직 이전안을 제출하지 않아 관련 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은과 매주 점검 회의를 하는데 직원들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이전안 마련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 같다”며 “강석훈 산은 회장은 1분기 중으로 이전 대상 기관 지정·고시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상반기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점 부산 이전의 근거가 될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언제 처리될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11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 상정된 이후 4개월째 논의가 전혀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전당대회를 치르는 국민의힘도 ‘서울 표심’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양새다. 이 같은 국회의 법안 처리 지연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산은 노조는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한다’는 현행법을 근거로 부산 이전이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강석훈 회장의 인사 명령도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1월 부산으로 발령 난 54명 중 현재 절반가량만 부산에서 근무 중이다. 앞서 산은 노조는 지난달 부산 발령이 불법이라며 법원에 ‘전보 발령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산은 관계자는 “노조와는 원활히 진행을 위해 노력하겠다. 근무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지연됐다. 직원들이 순서대로 부산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정치권 ‘묻지 마 반대’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이 주춤하자 서울 정치권을 중심으로 갈수록 이전 반대 움직임이 강해진다. 특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선 일부 후보도 가세했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달 27일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노조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산은 노조와 여당 측이 만난 건 처음이다.
천 후보는 이 자리에서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이 제대로 된 검토나 논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선 투표에 올라간다면 다음 날 첫 행보로 산은 아침 집회에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당 지도부 후보의 이런 행보는 균형발전을 위한 ‘대통령 약속’을 당권 다툼에 활용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서울시의회도 산은 노조와 연대해 국가 정책을 흔든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정책위원회 주최로 지난 2일 열린 정책토론회는 산은 이전 반대를 위한 성토장이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근거 없는 서울 집중’을 주장하며 산은 이전에 반대했다. 이에 정부가 서둘러 이전 기관 지정·고시를 완료해 혼선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다. 또 서울 집중 논리에 대한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도 요구된다.
국민의힘 전봉민(부산 수영) 부산시당위원장 권한 대행은 “전반적인 상황을 다시 확인해보고, 국정과제에 적시된 로드맵대로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하도록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