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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환시장 빗장 풀린다…새벽 2시까지 해외에 개방

정부·한은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발표

해외 소재 외국 은행·증권사 등에 전격 개방

마감 시간은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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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앞으로는 해외에 있는 외국 은행·증권사 등도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외환시장 마감 시간은 현재 ‘당일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로 연장된다.

외환시장 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등을 해소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외국 금융기관의 참여 확대로 투기성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해외 금융기관, 국내 외환시장 참여 허용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시행 예정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기재부는 “국내 외환시장은 과거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 등으로 폐쇄·제한적인 구조를 20년 넘게 유지해 왔다”며 “외환시장 접근성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개방·경쟁적인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는 은행·증권사 등 해외에 있는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은 국내 금융기관만 참여할 수 있다. 가령 해외에 있는 외국 은행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래를 하려면 외은지점(외국은행 국내지점)을 설립하거나 국내 금융기관의 고객이어야 한다.

헤지펀드 등 단순 투기 목적의 금융기관은 참여가 허용되지 않는다.

우리 정부는 ▷적정 유동성 ▷법인 등 식별 정보 ▷의무이행 확약 ▷국내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인지 여부 등을 바탕으로 인가를 내줄 예정이다.

인가를 받은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현물환뿐만 아니라 외환(FX) 스와프 거래도 할 수 있다. FX 스와프 거래는 현물 환율로 필요한 통화를 차입(교환)하고 이를 정산하는 단기 외화 거래를 말한다.

오재우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이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외환시장 마감, 새벽 2시로 연장

외환시장 운영 시간은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에서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로 확대한다. 10시간 30분 더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 시각으로 새벽 2시는 런던 금융시장의 마감 시간과 같다.

기재부는 “해외 금융기관의 외환시장 참여를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매매 기준율은 현재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기준으로 산출한다. 전체 시장평균환율 등은 시장의 자율 협의를 거쳐 제공한다. 특히 정부는 은행권의 준비 상황이나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추후 24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도 외국 금융기관이 본인 계좌 개설 은행이 아닌 제3의 은행과도 환전할 수 있도록 ‘제3자 외환거래(FX)’를 허용한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외국환 전자중개업무(애그리게이터·Aggregator)도 제도화한다. 애그리게이터는 은행이 아닌 기관이 은행들과 고객 간 외환 거래를 전자적으로 중개하는 업무를 말한다. 고객이 여러 은행의 환율을 비교해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국내 외환시장 구조·제도가 이처럼 대대적으로 바뀌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 75년 만에 처음이다. 폐쇄적이고 제한적으로 운영돼 온 외환시장 구조가 금융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외국 금융기관의 참여가 자유로워지면 투기성 자금 유입이 많아져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금융기관의 역할이 작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개장시간이 연장되면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야간시간대에는 쏠림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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