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화장품 업계는 활기를 띄는 반면 고사 위기에 처한 마스크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2일 오후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1층 화장품 코너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고객 20여 명이 화장품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간혹 마스크를 내려 립스틱을 입술에 바른 뒤 거울을 보거나 향수 매장에서 시향지를 코에 대고 냄새를 맡는 손님도 눈에 띄었다. 2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지금도 항상 마스크를 쓰지만, 착용이 자유로워지면서 아무래도 화장품에 눈길이 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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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마스크를 벗은 채 화장품을 테스트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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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3개월 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벗었지만 아직 대부분 시민은 ‘노 마스크’를 조심스러워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화장품 판매율은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전후로 화장품 판매율(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날짜별로 지난달 1~8일 -1%, 9~15일 -9%, 16~22일 20%, 23~29일 28%, 30~31일 33%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금도 백화점 안에서 마스크를 벗는 고객은 거의 없지만, 노 마스크에 대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화장품 매출도 지난해보다 지난달 2~20일은 15%가량, 이후 이달 1일까지는 20%가량 상승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됐을 때 전체 화장품 매출이 20% 이상 늘었고, 색조 화장품은 40% 정도 증가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번 조처의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마스크 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19 이후 대거 생겨났던 제조업체들은 이제 업종을 변경하거나 아예 공장 문을 닫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를 보면 2020년 이후 마스크 제조업체는 1600개가 넘게 생겼다. 그러나 한국마스크산업협회는 사실상 문을 닫은 ‘유령 업체’를 제외하면, 현재 정상 운영하는 업체는 500여 곳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한다.
그나마 여력이 되는 중견업체는 필터 물티슈 생리대 기저귀 등 관련 업종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영세 업체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또 몇천만 원에 달하는 기계들을 제값 받고 처분하기도 어렵다. 마스크산업협회 조동휘 이사는 “마스크 수요가 많을 때는 기곗값이 치솟았는데 지금 팔면 고철값 정도만 받는다”며 “마스크 제조업체가 국가적 재난 시기와 맞물려 급증한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