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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도시·삶의 질UP] <6> 박람회장 변천사

도시건축의 실험장 된 박람회장…낙후지역 개조 효과도

  • 오룡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저자
  •  |   입력 : 2023-01-17 18:56:21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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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1년 첫 박람회 열린 英 런던
- 9만㎡ 단일건물에 100만점 전시
- 주제별 전시영역은 1876년 등장
- 해 거듭하며 이상도시 모델 구현

- 현대 들어 진보적 조형물 쏟아져
- 디지털 활용 소통 플랫폼 발전도
- 북항 재개발 연계된 부산엑스포
- 후손 위한 도시미래상 만드는 일

엑스포 하면 보통 넓은 부지에 다양한 전시관이 들어선 모습을 떠올린다. 주제·참가국·영역별로 창의적 디자인의 조형·건축·전시 등 볼거리가 즐비한 광경이다. 하지만 박람회장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초기 세계박람회는 대규모 단일 건축물에서 열렸다. 한 지붕 아래 모든 전시를 담아내는 백과사전식이다. 엑스포의 효시인 1851년 런던 박람회장은 길이 563m, 너비 124m, 전시면적만 축구장 11개 크기인 9만2200㎡의 초대형 전시관이었다. 철골과 유리로 지은 직사각형 온실 형태여서 ‘수정궁’이라 불렸다. 전면 길이는 개최연도인 1851ft(피트)에 맞춘 것이다. 중앙엔 42m 높이 돔 지붕을 얹었다. 그곳에 하이드파크에 원래 있던 느릅나무 세 그루를 실내로 감싸 안았다. 칸막이로 구획을 나눈 1, 2층 전시공간엔 32개국에서 출품한 1만3000종, 100만여 점이 전시됐다.

수정궁은 박람회 폐막 뒤 해체·이전됐다. 런던 남부 시드넘 힐로 옮겨져 각종 행사장으로 활용되다 1936년 화재로 소실됐다. 파리 런던 빈 바르셀로나 멜버른으로 이어진 초기 박람회는 대형 전시관 체제였다. 보조전시관을 짓거나 기존 건물을 예술작품 전시 등에 부분적으로 활용하기도 했지만 지배적인 주전시관 중심이었다.
1851년 첫 세계박람회가 열린 런던 하이드파크의 수정궁. 국제박람회기구(BIE) 홈페이지(www.bie-paris.org)
■박람회장을 ‘이상적 도시’ 모델로

1855~1900년 다섯 차례 박람회를 개최한 파리는 센 강변 샹 드 마르스 박람회장에 샤요궁 트로카데로궁 등 기념비적 건축물을 추가해 나갔다. 1867년 파리박람회는 대규모 주전시장 지붕 아래 다양한 전시관을 꾸몄다. 주전시관은 콜로세움을 닮은 길이 490m, 너비 390m의 타원형 임시 건물이었다.

로마의 실제 콜로세움이나 성 베드로 성당보다도 큰 규모였다. 그 안에 처음으로 참가국 전시관과 오락시설이 들어섰다. 샹 드 마르스는 1900년에 이르러 120만㎡로 확장됐다. 에펠탑은 물론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박람회 기념문, 예술전시관인 그랑 펠레와 프티 펠레 등 항구적 건축물이 들어서 파리의 문화가치를 높였다.

박람회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독립 전시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1873년 빈박람회는 박람회장에 울타리 경계를 짓고 주전시장과 보조전시장, 국가전시관 등을 배치했다. 현대 엑스포와 같은 주제별 전시영역을 조성한 첫 박람회는 1876년 필라델피아박람회였다. 페어마운트 공원 내 175만㎡ 부지에 길이 5㎞ 펜스를 치고 산업생산·기계류·농업 등 5개 주제별 전시관을 지었다. 주전시관을 두지 않고 200여 개 전시부스와 참가국 전시관, 편의시설을 지었다.

이처럼 일정 구획 안에 다수의 주제·국가별 전시장을 배치하는 방식은 현대 박람회장의 기본 틀로 정형화됐다. 1893년 시카고박람회는 미시건호에서 끌어온 인공 수로와 석호 사이에 전시관 14동, 오벨리스크, 기념조형물 등을 세웠다. 박람회장 절반을 놀이공원으로 조성해 유흥오락 시설의 신기원이 됐다.

전통 고딕 양식에 흰 대리석과 석고로 지어 ‘화이트 시티’라 불린 박람회장은 수도 워싱턴DC 심장부 내셔널 몰의 모델이 되는 등 도시건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1904년 루이지애나, 1915년 샌프란시스코, 1933년 시카고, 1939년 뉴욕으로 이어진 일련의 미국 박람회는 미래도시 모델을 구현했다.

초현실적 혁신 디자인 조형물로 가득 찬 2020년 두바이 박람회장. BIE 홈페이지
■도시 개조·재생·리모델링 효과

당대 거장 건축가들이 창의력을 쏟아부은 박람회장은 근현대 도시건축의 실험장이 됐다. 박람회장은 혁신 디자인과 자재, 기술의 견본시로서 그 성과를 개최도시와 공유했다. 박람회장에 채택된 다양한 건축 실험은 새로운 전형으로 도시건축에 전파됐다.

엑스포 시설은 항구 보존용으로 짓는 것도 있지만 한시적 건축물이 대부분이다. 그런 만큼 시대를 앞선 진보적, 실험적 조형이 쏟아져나왔다. 현대 엑스포는 보편적 양식 안에서 주제·기술·문화를 반영한 개성 넘치는 박람회장을 선보여왔다. 낙후지역을 개조·리모델링해 도시 재생, 불균형 해소 효과를 낳기도 했다. 박람회장이 도시의 일부로 확장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발상지’라 평가받는 2000년 하노버엑스포가 한 예다. 박람회장은 100만㎡의 기존 전시시설을 60만㎡ 넓혀 조성했다. 전시시설 건립엔 종이튜브 등 친환경 자재를 적극 활용했다. 전시 콘텐츠 또한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인식의 확장, 참여·체험·상호작용형 소통의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1998년 리스본엑스포는 도심 북동쪽 타호강변을 개발했다. 계획 단계부터 도심 확장을 염두에 두고 너비 700m, 길이 5㎞의 긴 띠 형태의 박람회장을 건립했다. 지하철 연장 등을 통해 도심을 옮겨놓은 것 같은 계획 시가지가 조성했다. 박람회장은 엑스포 이후 업무시설과 공원, 편의시설을 갖춘 인구 2만5000명의 현대적 도심으로 거듭났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0년 상하이엑스포는 황푸강 양안 낙후 공단지역을 재개발했다. 교통인프라 구축, 항구보존 건축물 건립 등을 통해 여느 엑스포의 2, 3배 넓이인 523만㎡가 최첨단 시가지로 탈바꿈했다. 2017년엔 세계 유일의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인 엑스포박물관까지 세워 도시의 자산이 됐다.

2015년 밀라노엑스포도 교외의 낡은 공단지역을 재활용했다. 엑스포 이후 대학·기업 등이 들어선 ‘휴먼 테크노폴리스’란 혁신단지로 재구성해 2024년 문을 열 예정이다. 2020년 두바이엑스포는 박람회장 조성에 기회, 이동성, 지속가능성 등 3개 부제를 철저히 반영했다. 꽃잎 모양의 3개 전시영역을 짓고 참가국 전시관도 그에 맞춰 배치했다.

■부산의 얼굴을 다시 그린다

2030년 부산엑스포 예정지는 수역 61만㎡를 포함한 북항 일원 344만㎡ 부지다. 비슷한 해안 조건이었던 여수엑스포에 비하면 13배 이상 넓다. 역대 박람회장과 견줘도 상하이와 두바이를 빼고는 가장 넓다. 면 형태의 전형적인 박람회장과 달리 북항 부지는 해안을 따라 ‘ㄱ’자 형태를 띤 선형 구조다. 부지 형태가 길어서 ‘리본 프로젝트’라 불렸던 리스본엑스포와 비슷한 입지다. 이동거리가 약 5㎞로 긴 반면 바다와 어우러진 매력적인 공간 창출이 가능하다.

부산 박람회장은 북항 재개발사업과 연계돼 있다. 도심권 항만부지 개조를 통해 도시공간 재구성·개조가 이뤄진다. 전체 부지의 30%에 이르는 공원·녹지 계획, 전기·통신·상하수도 등 지하 인프라는 북항 재개발 설계를 그대로 활용한다. 부산의 심장 북항에 박람회장이 들어서면 현재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 등과 함께 부산의 새로운 얼굴이 된다.

개항 이래 가장 큰 변모로 후손에게 물려줄 도시의 미래상을 만드는 일이다. 북항에서 펼쳐질 부산엑스포는 도시 인프라 등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시민의식, 소프트파워에도 ‘퀀텀점프’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공동기획=국제신문,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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