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에 수요 말라붙어 ‘냉랭’
정부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전방위 대책을 쏟아내지만 매수심리를 되살리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발표한 규제지역 해제와 대출한도 상향도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실수요자의 숨통을 다소 틔어주는 효과는 있지만, 부산 등 지방은 이미 규제가 해제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신규 주택 구입 뿐만 아니라 기존 보유 주택을 활용한 담보대출 규제 개선도 내년 초에 차질 없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 추세와 결합한 급격한 시장 냉각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사 임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부동산 관련 금융 규제는 무조건 철폐하는 것이 맞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내놓은 대책의 효과에 회의적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가 치솟고 있어 매수자들이 대출을 많이 내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수요 부족에 따른 집값 하락세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도 “침체기엔 세제, 대출, 청약 규제 등으로 투기수요를 더는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규제 지역인 지방의 부동산 시장 회복 전망도 어둡다. 부산 등은 이미 15억 원 이상 주택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규제지역내 20∼50%에서 70%까지 허용된다. 또 10년 재당첨 제한, 민영주택 가점제 비율, 분양권 전매제한 등 청약규제가 풀리고 다주택자 양도세·종부세 중과 등 세제도 완화된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수요가 없는데 대출 한도를 늘려줄 테니 집을 사라고 하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 같은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도 “부산은 이미 대출 규제가 완화됐지만 시장 상황은 심각하다. 이번 대책은 수도권에 맞춰진 것이어서 지방 시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