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계 원로인 김명년(사진) 전 대림수산(현 사조대림) 회장이 지난 23일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8세.

고인은 보성전문(현 고려대) 영문과에 가려고 했지만 “삼면이 바다인 나라에서는 수산 자원을 알 필요가 있다”는 조부(김유동)의 권유로 부산고등수산학교(현 부경대)를 졸업했다. 1956년 해무청(해양수산부) 수산국 제조과장, 1960년 수산국장, 1966년 수산청 초대 차장을 역임했다.

김 전 회장은 농림부 수산국장으로 재직하던 1962년 한일회담에 어업대표로 참여했고, 1965년 한일조약 체결 이후 후속 회담에도 참여했다.

고인은 공직을 그만두고 1968년부터 쾌속정 운영사인 한려개발 사장으로 재직하다 대림수산 창업주 오진호 사장의 권유로 1979∼1995년 대림수산 사장, 1995∼1998년 회장을 지냈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는 2007년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1764∼1845)가 지은 책 ‘전어지(佃漁志)’, 2010년 김려(1766∼1822)가 쓴 최초의 어보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각각 번역했다. 평생 모은 물고기 문양이 들어간 접시·민화 등 850점을 국립수산과학원에 기증했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장지는 충남 보령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