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지난해 소득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이 중견기업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세가 시행된 종교인의 실효세율은 아예 1%에도 미치지 못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효세율은 과세표준 대비 총부담세액의 비율로 실질적인 세금 부담을 보여준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 부과 과표인 세법상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은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18.6%였다. 과세표준은 32조9284억 원, 총부담세액은 6조1208억 원이었다.

이 실효세율은 중견기업과 비슷했다. 지난해 중견기업 4975곳이 신고한 법인세 과세표준은 25조516억 원, 총부담세액은 4조6251억 원으로 실효세율은 18.5%였다. 중소기업 83만3128곳의 실효세율은 13.4%, 상위 100대 기업은 21.1%, 50대 기업은 20.8%로 집계됐다.

소득 상위 기업일수록 외국납부세액공제와 연구개발공제 등으로 조세 감면을 많이 받아 과세표준에 따른 세액보다 실제 내는 세액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소득 상위 10대 기업의 공제감면세액은 2조417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법인의 공제감면세액(9조9393억 원)의 20.5%를 차지하는 규모다. 전체 총부담세액(60조2372억 원)에서 소득 상위 1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였다.

강 의원은 “극소수의 상위 기업이 국가로부터 받는 조세감면의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임에도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최상위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을 추진 중”이라며 “이러한 부자 감세 추진을 중단하고 중하위 저소득근로자의 소득향상과 국민복지를 위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종교인의 실효세율은 0.7% 밖에 되지 않았다.

장 의원은 “2020년 한 해 종교인 9만 명이 총 1조6609억 원의 소득을 신고했으나, 각종 필요 경비나 소득공제를 제외하고 실제로 납부한 세액은 120억 원에 그치면서 실효세율이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종교인 1명이 납부한 평균 세액은 13만3000원에 그쳤다. 반면 2020년 전체 근로소득자(1949만 명)의 실효세율은 5.9%였고, 근로소득자 1인당 평균 세액은 227만 원으로 종교인의 17배에 달했다. 이는 종교인들에게 세금 신고상 혜택을 주는 현행 세법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장혜영 의원은 “세금에서 종교인들이 특별히 우대를 받을 이유는 없다”며 “근로소득으로 과세를 일원화하거나 기타소득의 과세 기준을 형평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