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예산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정부가 복지사업 수급자 선정기준인 ‘기준 중위소득’을 내년에 5.47% 올린다.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은 올해 월 154만 원에서 내년 월 162만 원으로 늘리고, 반지하·쪽방 등에 거주하는 취약층에는 이사비·보증금을 지원한다. 만 0~1세 아동 양육가구에 월 최대 100만 원(2024년 기준)을 지급하는 부모급여 제도는 내년부터 시행된다.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3년 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내년 ‘기준 중위소득’을 540만964원(4인 가구 기준)으로 확정했다. 이는 올해 512만1080원보다 5.47% 인상된 액수다. 기준 중위소득은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으로, 국내 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말한다. 기준 중위소득이 상향되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는 늘어나게 된다.

월 최대 생계급여액은 4인 가구 기준 올해 153만6324원에서 내년 162만289원으로, 1인 가구 기준으로는 58만3444원에서 62만3368원으로 올라간다. 가령 4인 가구 소득이 월 62만 원이라면 최대 생계급여액과의 차액인 100만289원을 받을 수 있고, 소득이 0원이면 최대 급여액을 모두 받는 방식이다.

아울러 정부는 생계·의료급여 재산 기준도 완화한다. 이는 가파른 공시가격 상승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탈락 위기에 있는 4만8000가구를 구체하기 위한 조처다. 생계급여의 경우 기본공제 금액이 현행 6900만 원(이하 서울 기준)에서 내년 9000만 원으로 올라간다. 주거재산한도는 1억2000만 원에서 1억7200만 원으로 완화된다.

정부는 또 반지하·쪽방 등에 거주하는 취약층이 개인부담 없이 정상 거처로 이주할 수 있도록 이사비·보증금을 1만5000가구에 총 3000억 원 규모로 신규 지원한다. 이주 보증금 무이자 대출을 최대 5000만 원 규모로 지원하고 이사비·생필품도 40만 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긴급대출 지원(2000억 원) ▷장애수당 첫 인상(월 4만 원→6만 원) ▷장애인의 이동 편의·교육권 보장을 위한 콜택시 이동지원센터 운영비 신규 지원 ▷기초연금 인상(월 30만8000원→32만2000원) ▷소득·주거 불안을 겪는 위기 청소년(2000명)에 주는 긴급 생활지원금 인상(월 최대 55만 원→65만 원) 등도 시행된다.

만 0~1세 아동 양육가구에 월 35만~100만 원을 지급하는 부모급여 제도는 내년부터 시행된다. 만 0세 아동을 기준으로 보면 내년에는 월 70만 원을, 2024년에는 월 100만 원을 받게 된다. 만 1세의 경우는 내년 35만 원, 2024년 50만 원이다.

농축수산물 할인쿠폰(1인당 1만 원, 최대 20%) 규모는 배 이상 확대(590→1690억 원)되고 저소득층에 냉난방 연료비를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단가는 40% 이상(연간 12만7000원→18만5000원) 인상한다.

병사 봉급은 올해 82만 원(이하 병장 기준·사회진출지원금 포함)에서 내년 100만 원으로 오른다. 2025까지 단계적으로 205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