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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반값치킨’ 12년 전엔 불매, 지금은 오픈런

‘착한치킨’된 마트치킨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2-08-18 20:43:36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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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 시대·배달료 폭등에
- 1만 원 이하 마트 치킨 돌풍
- 과거엔 골목상권 침해 뭇매
- 소비자 여론 180도 바뀐 셈
- 프랜차이즈 본사 폭리 논란

18일 부산 남구 문현동 이마트 매장의 델리 코너는 문을 열자마자 치킨을 사려는 고객으로 북적였다. 최근 홈플러스가 내놓은 6990원짜리 ‘당당치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가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홈플러스보다 1010원 싼 5980원짜리 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주부 백모(37) 씨는 “이마트에서도 저렴한 치킨 판매를 시작한다는 정보를 맘카페에서 보고 매장을 찾았다. 지점별 치킨 조리시간 등이 회원들 사이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문현점은 애초 하루 물량인 60마리를 오전 오후에 나눠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몰려든 손님들의 대기가 길어지면서 번호표를 배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전 11시께 판매를 시작했는데 조리되는 즉시 팔려서 낮 12시 전에 마감됐다”고 말했다.
18일 부산 남구 이마트 문현점을 찾은 한 고객이 5980원 후라이드 치킨을 구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4일까지 치킨 등 대표 외식 메뉴를 포함한 주요 먹거리 특가 판매를 진행한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홈플러스가 시작한 ‘반값치킨’ 돌풍에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가세하면서 국내 치킨시장을 흔들고 있다. 고물가시대에 배달비 인상까지 겹쳐 2만5000원에 육박하는 프랜차이즈 치킨을 울며 겨자먹기로 사 먹던 소비자들이 3분의 1 가격의 마트 치킨에 환호하고 있다. 2010년 롯데마트가 자체브랜드로 절반 가격에 내놨던 ‘통큰치킨’이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고 일주일 만에 중단됐던 당시와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12년 만에 소비자들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프랜차이즈 치킨업체의 ‘폭리’가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실제 지난해 국내 치킨 업체 영업이익률을 보면 시장점유율 1위인 BHC는 32.2%로 153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점유율 2, 3위의 교촌치킨과 BBQ는 각각 5.7%, 16.8%로 나타났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집계한 요식업계의 최근 2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8.5% 수준이다. 수익성이 충분한데도 원재료값 상승 등을 이유로 치킨값은 꾸준히 인상됐고, 올해 초 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의 “치킨값은 3만 원은 돼야 한다”는 발언이 논란을 키웠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재료를 공급하고 남기는 마진이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도 나오면서 소비자의 반발은 거세졌다.

부산대 신종국(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태도가 12년 만에 변화한 데는 사회환경적으로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고물가 흐름이 지속돼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심리적 반발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번 현상을 진단했다.

이런 와중에 프랜차이즈 업계와 유통업계의 구도에서 결국 실질적 피해를 입는 가맹점주를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골목치킨협동조합 이경렬 이사장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모 브랜드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남기는 공급가 마진이 30%다. 제조에서 30%를 남기는 건 폭리”라며 “프랜차이즈업계의 구조 개선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향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점주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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