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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세대교체 전환점 2030부산세계박람회 <5> 국제정세와 미디어 성능 감소

세계화와 미디어 범람 … 대중 유일 정보창구로서 기능 약화

  • 이각규 박람회연구회 회장
  •  |   입력 : 2022-06-27 20:26:48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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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진화와 대중 수준 향상
- 누구나 해외로 여행도 가능해져
- 더 새로운 공간 체험 욕구 확대

- 1900년 파리서 5000만 명 유치
- 이후 세계대전 거치며 체질 개선
- 1970년 오사카 2번째 정점 이뤄

- 거액 투입한 자국 우위 과시 場
- 국제정세 변화 속 의미도 쇠퇴
- 구조개혁 통한 3세대 진화 필요

“세계박람회 중의 세계박람회”로 평가받았던 1900년 프랑스 파리세계박람회.
■세계박람회 왜 사양길에 접어들었나?

1851년 런던에서 최초로 개최되었던 세계박람회는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면서 거대화하고, 사상 최강의 미디어로서 19세기 세계에 군림했다. 이것이 제1세대 세계박람회다. 19세기 중반에 생겨난 세계박람회는 국제상품전시회 모델을 기반으로 급속한 발전을 계속했다. 진열과 실연을 구동 원리로 “상품을 전시하는 박람회”였던 제1세대 세계박람회는 점점 규모가 커지고 성장을 계속해 “세계박람회 중의 세계박람회”로 평가받았던 1900년 파리세계박람회는 드디어 50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유치해 최초로 정점을 맞이했다.

런던세계박람회로부터 반세기 만에 유치 관람객 수는 8.4배가 되었다. 그 직후에 에너지가 떨어져 2000만~3000만 명에 그쳤지만, 두 번의 세계대전 사이에 자기 혁신에 노력한 체질 개선이 주효해 새로운 방식의 전환에 성공했다. 그것이 “생각하는 박람회”라는 제2세대 세계박람회다. 제2세대 세계박람회로 전환하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1970년 오사카세계박람회에서 6420만 명을 유치해 두 번째 정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성장은 여기까지였다. 세계박람회의 열기가 급속히 상실되었다. 실제로 1958년 브뤼셀 1962년 시애틀 1967년 몬트리올 1970년 오사카까지 잇달아 개최됐던 수천만 명 규모의 대형 세계박람회는 오사카 이후 맥이 끊겨 1992년 세비야까지 22년 동안 열리지 않았다.

국제박람회기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 단계인 1972년에 10년마다 대규모(종합, 범주 1종)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고 그 사이에 소규모(전문, 범주 2종)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는 개최 빈도 규정을 변경했다. 세계박람회의 최소 개최 간격은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 3분의 2가 찬성하면 7년으로 줄일 수 있게 했다. 박람회장 면적 규모에 제한 없이 최대 6개월까지 개최할 수 있었다.

6420만 명을 유치해 두 번째 정점에 도달했던 1970년 일본 오사카세계박람회.
그러나 국제박람회기구가 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박람회의 개최 빈도 규정을 위반해도 특정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도록 공인했다. 예를 들면, 국제박람회기구는 과거에 1971년 부다페스트 1974년 스포캔 1975년 오키나와 1981년 플로브디프 1982년 녹스빌 1984년 뉴올리언스 1985년 플로브디프 1985년 쓰쿠바 1986년 밴쿠버 1988년 브리즈번 등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주로 소규모 전문세계박람회를 공인했다.

1980년대에 잦은 전문세계박람회로 세계박람회의 모라토리엄(개최 준비 중단)도 발생했다. 그리고 1992년에는 스페인 세비야와 이탈리아 제노바 등의 세계박람회를 공인해 동시에 개최했다. 이듬해 1993년 대전에서 세계박람회가 개최되는 동안 1996년 부다페스트, 1998년 리스본, 2000년 하노버 등의 세계박람회 개최 계획이 추진되었다. 원래 세계박람회는 근대화와 패권 경쟁을 겨루는 열강 제국이 만든 것으로, 생겨날 때부터 국가의 위신을 건 경쟁의 무대였다. 위정자의 머릿속에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과 국위선양”이었다.

1970년 일본 오사카세계박람회 미국관은 우주개발 경쟁의 우위성을 제시하기 위해 월석과 아폴로11호를 전시했다.
세계대전 후에는 여기에 이데올로기가 추가됐다. 각 세계박람회에서 동서 진영을 주도하는 미국과 소련은 최대 규모의 국가관을 건설해 우주 개발의 성과와 삶의 질 우위를 과시했다. 양국의 존재감은 특별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정세는 긴장 완화가 되었고 1980년대 초반에 신냉전이라는 상황에 이르지만, 1980년대 말부터 냉전 종식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20세기 세계박람회를 주도했던 강자 미국의 세계박람회 개최 열기가 급격히 식어갔다. 1980년대 말에는 세계박람회 참가에 연방정부가 예산을 동결하고 2001년 5월에 마침내 국제박람회기구를 탈퇴했다. 2017년 5월에야 재가입했다. 단독 우위가 확실했기 때문에 세계박람회에 굳이 큰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대조적으로 소련은 1991년 12월에 붕괴했다. 미국의 세계박람회 참가 경쟁 의욕 상실은 다른 선진국에도 전파되어, 크든 작든 그 심정은 공유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어서 1992년 세비야에서 4180만 명을 기록한 다음에는 2010년 상하이의 7300만 명을 제외하면 다시 2000만 명대에 머물고 있다. 제2세대 세계박람회가 태동한 것이 1930년대니까, 92년 전이었다. 이런 시대에 국가가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자국의 우위를 과시하는 의미가 어디 있을까? 마찬가지로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서 많은 국가가 이 문제를 자문자답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여러 가지 문제가 노출되어 권위를 떨어뜨리며 생존하고 있는 제2세대 세계박람회가 구조 개혁을 하지 않은 채 세 번째 상승기류를 탈 가능성은 없다. 세계박람회 역사의 흐름을 본다면, 이미 제3세대 세계박람회가 태동해야 하지만 그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세계박람회 미디어 성능 상대적 감소

국제정세의 변화와 함께 이 무렵부터 현저해진 마이너스 충격이 하나 더 있다.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진화, 엔터테인먼트의 발전, 대중의 체험 수준 향상 등에 기반해 세계박람회의 미디어 성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19세기에 등장했을 때 세계박람회는 세계의 최신 사정을 전달하는 거의 유일한 미디어였다. 매스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새로운 발명, 선진기술, 신제품부터 지구 뒤편의 일상생활까지, 대중이 처음으로 만난 것은 세계박람회장이었고, 세계박람회는 말 그대로 대중과 시대를 연결하는 유일한 ‘창’이었다.

더구나 제공하는 것은 ‘미래’와 ‘외국’이라는 최강의 콘텐츠였다. 세계박람회 기간은 6개월로 한정되어 희소가치도 충분했다. 처음부터 관람객은 고조되어 있었고 시선은 긍정적이었다. 특단의 집객 노력을 하지 않아도, 1000만 명 단위의 관람객이 강한 동기부여 아래 자신의 의사로 입장한다. 이렇게 좋은 조건이 갖춰진 미디어는 따로 없다. 세계박람회가 미디어의 왕자로 군림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시대가 갈수록 세계박람회는 특권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20세기 중반까지 설레며 세계의 정보와 처음 만나는 곳이었는데,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상품의 접점 기회가 증가하면서 점점 하류로 떠내려갔다. 첨단적인 상업시설과 신세대 박물관, 특수영상 시어터 등 수준 높은 미디어 공간이 거리에 넘치고 대중의 소득 증가에 따른 체험 수준의 향상 등 다양한 사태가 복합적으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1973년 보잉 B747 점보제트기의 김포~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 취항으로 대량 수송시대의 막을 열었다. 그 후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자신감과 올림픽을 통한 국제화가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고, 또한 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으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로 121만 명이던 해외여행자 수는 2019년 2871만 명으로 30년간 23.7배로 급증했다. 가상의 존재였던 ‘세계’가 현실적인 ‘여행지’로 바뀌었다. 1989년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1996년 에버랜드가 개장하면서, 대중은 세계박람회 전시관을 훨씬 능가하는 고도의 공간 연출에 시선을 돌렸다. 이 둘을 본 것만으로, 대전세계박람회부터 30년 후 대중의 경험치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세계박람회가 10년을 하루의 걸음으로 계속 걸어가는 사이에 주위의 상황이 크게 달라져 정신을 차려 보니 추월당했던 셈이다. 이렇게 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 자기 내면에 있는 체험 정보의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히 세계박람회의 기대감도 올라간다. “놀라운 물건”과 “놀라운 체험”에 관한 기대치가 날로 높아져 그것과 반비례하듯이, 세계박람회가 제공하던 콘텐츠에 대한 경이로움은 줄어들었다. 과거 세계박람회만이 가진 압도적인 “비일상의 빛”이 점점 사라졌다.

※ 공동기획=국제신문,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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