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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엇박자 내고…정부 "92시간 근로는 극단적" 진화 급급

추경호, 불협화음 논란에 "약간의 어법 차이" 주장

노동부도 추가 해명…"92시간 근무 현실적 불가능"

시민단체 "초과근로수당 제도 유명무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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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보고를 받지 못 했다’고 밝힌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제 개편 방안을 놓고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과의 ‘엇박자’ 논란을 거듭 차단하며 “공식적으로 확정된 방안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노동시장 개혁의 큰 방향이 이미 제시된 만큼 주 52시간 근로제가 대폭 수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경호 “약간의 어법 차이 있었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개편 등이 담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제2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근로시간과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등 노동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힌 직후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이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24일 윤 대통령이 출근 길에 취재진과 만나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 “보고를 받지 못 했다”는 등 원천 부인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대통령이 부인하고 나선 초유의 사태에 대해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의 비판이 확산됐고, 고용노동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주 52시간제 개편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7월부터 운영될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에서 마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관이 직접 나서 공식 브리핑을 한 지 하루 만에 ‘공식 입장이 아니다’는 것을 못 박은 셈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약간의 어법 차이가 있고 해석이 좀 달랐다”며 “노동계 및 전문가들과 얘기해 경직적이고 획일적인 부분의 유연성을 높이는 최적의 방안을 찾자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시간 근로 현실화 가능성

정부가 논의 과정을 더 거친 뒤 최종안을 확정한다고 밝혔지만 지난 23일 공개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은 큰 틀에서 주요 내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추진 방향의 핵심은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 총량 관리제로 바꾸는 것이다.

현재 법으로 정해진 주당 근로시간은 최대 52시간이다. 법정 근로 주 40시간에 연장 근로 주 12시간을 합친 것이다. 월 단위 총량 관리제의 핵심은 특정 주에 연장 근로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하더라도 ‘월 연장 근로시간 총 52.1시간(12시간×4.345주)’만 준수한다면 정부가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산술적으로 일주일에 최대 92.1시간(법정 근로 40시간+연장 근로 최대 52.1시간)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언급한 ‘주 120시간 근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 “사용자에게 ‘주 92시간’ 허용한 것”

최대 ‘주 92시간 근로’ 가능성이 제기돼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계속되자 고용노동부는 추가로 배포한 언론 보도 반박 자료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선은 주 52시간제를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라 운영 방법을 현실에 맞게 보완하려는 것”이라며 “월간 연장 근로시간의 총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주 92시간 근무는 매우 극단적인 예”라며 실현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 역시 “기본적으로 정부는 우리 노동시장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더 유연화해야 한다는 것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는 이날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은 그동안 포괄 임금제를 악용해 온 사용자에게 ‘주 92시간’까지 일을 시킬 수 있게 허용해줌으로써 초과근로수당 제도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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