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종료 예정인 전월세 신고제 계도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이후 처음 내놓은 부동산 관련 정책이어서 실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번 달 중 전월세 신고제 계도기간 연장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도는 지난 2020년 7월 말 통과된 ‘임대차 3법’ 가운데 하나다. 보증금이 6000만 원을 넘거나 월세가 30만 원을 초과하면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임대인과 임차인이 의무적으로 계약 내용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 1일 전월세 신고제를 시행하면서 이달 말까지 1년 간은 미신고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계도기간으로 정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달 종료 예정인 전월세 신고제 계도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국제신문DB

그러나 전월세 거래를 신고하게 되면 임대소득세 등 과세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임대인들이 신고를 기피하는 사례가 많아 제도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세무 당국은 신고 내용을 과세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부동산시장에서는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강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월세 신고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월세를 30만 원 이하로 낮추는 대신 관리비를 대폭 올려 계약을 맺는 편법도 성행하고 있다. 각 지자체도 6월부터는 신고 누락된 계약을 찾아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나 인원 부족 등으로 실제 조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전월세 신고제 계도기간을 1년가량 연장하는 한편 임대인과 임차인의 자진 신고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전월세 신고 위반 사례에 대해 과태료를 물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원 장관도 국회 청문회 때 “임대차 3법은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